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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Alltag/하루하루가 모여 heute

화요일 아침 요가 - 꿀맛 같은 휴가가 끝났다 + 하루 일기

by 통로- 2019. 4. 23.

2019년 4월 23일 베를린 TU Berlin 도서관 로비

 

꿀맛 같은 휴가(사랑니 발치 후 휴식 + 부활절 휴가)가 끝났다. 이번 휴가는 정말로 잘 보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요가를 하고 아침 식사를 하며 요가 후기를 작성했다. 책을 읽다 잠이 오면 스스륵 잠들었고 창살에 비치는 햇살을 보며 눈을 떴다. 과제도 하고 숙제도 하고 지나고 보니 뭘 많이 했다. 빨래도 부지런히 하고 블로그에 글도 올리고 즐겁게 일기도 썼다. 이사(방 옮기기), 방 정리, 청소도 했다. 

 

이제 끝났다. 꿀맛 같은 휴가가 끝났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어제 작성한 독서 카드 인용구를 다시 가져와 본다.

 

한 치의 의심 없이 내일 아침에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잠들기 전에 내일 일을 계획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호스피스 병동에 드나들며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치유의 밥상, 25%)

 

한 치의 의심 없이 아침에 일어났고

오늘을 계획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꿀맛 같은 휴가는 끝났지만 나는 행복하다고.. 행복하다고... 스스로에게 말해본다.

 

그래, 휴가를 얼마나 잘 보냈으면 이렇게 아쉽겠니.

그만큼 좋은 휴가를 보냈으니까 아쉬운 거겠지.

 

화요일, 나는 다시 도서관에 왔다.

 

요가 후기: 푹 잘 자고 5분 아침 요가를 했다. 좋았다. 

 

오늘의 목표: 도서관 책상에 앉기

 

 

 


 

하루 일기 업데이트 : 오후 6시 30분

 

도서관에 도착해 식빵 한쪽을 먹으며 요가 후기를 작성했다. 요즘 나의 요가 후기는 요가에 대한 내용보다는 하루를 시작하는 마음을 써 내려간다. 이렇게 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서 계속 그렇게 해보려고 한다.

 

아침 9시까지 푹 자고 요가, 샤워와 머리 말리기(여기서 시간이 오래 걸림), 아침 식사하면서 간단한 화장을 하고 옷을 입은 후 도시락 준비해 학교에 나왔다. 준비에만 2시간을 썼다. 사랑니 뺀 곳이 다 아물지 않아 오늘은 천천히 식빵(아침 식사)을 먹었고 이도 신경 써서 닦아서 시간이 좀 더 걸렸다. 저녁에 샤워를 하면 아침에 딱 30분만 있으면 되는데! 나는 아침 샤워파라 조금 힘들다. 저녁 사워파로 바뀌려고 노력 중이다.

 

어젯밤에는 일찍 잠들었다. 야식을 먹지 않기 위해. 다행히 야식은 먹지 않았다 :-) 사랑니 뺀 곳이 회복되어가나 보다. 입맛이 돌아온다 ㅋㅋㅋ 입맛이 돌아오지 않으면 이번 기회에 다이어트나 해볼까 했는데... 아쉽다.

 

어제 일찍 잠에 들었지만(밤 11시 정도) 룸메이트가 왔다 갔다 하는 소리에 잠이 깼고(12시) 또 새벽에 6시 정도에 일어나 뒤척이다 잠들었다. 룸메이트가 시끄럽게 하려고 한 건 아니고 집이 오래된 건물에 있다 보니 복도를 걸어 다니면 소리가 난다. 오늘 밤에는 도리 언니가 선물해준 귀마개를 하고 자볼까?

 

 

 

 

 

 

공부 시작 전에 글을 쓰고 시작했다. 직접 쓴 기도였다. 열심히 할 테니 오늘 하루도 잘 부탁드린다고. 뒷장에는 하루를 시작하는 기도문(미사책에 있는 독일어 기도문)을 적었다. 공부 중간중간에 읽었다. 어떤 마음으로 공부를 시작했는지 기억하기 위해. 덕분에 공부가 잘 되었다. 커피도 마시지 않았고 레몬 사탕도 먹지 않았지만 집중하고 잘할 수 있었다. 

 

 

 

어느 날의 기도

2019년 5월 24일 금요일 베를린 사랑니를 빼고 쉬다가 오랜만에 학교에 온 날이었다. 도서관에 도착해 점심을 먹으며 블로그에 일기를 작성했다. 화요일 아침 요가 - 꿀맛 같은 휴가가 끝났다 + 하루 일기 2019년..

domi7.tistory.com

 

 

 

 

 

중간에 간식을 먹었다. 학교 오는 길에 물을 사러 Rossmann에 들렀다. 거기서 발견한 과일 무스! 1살 이후부터 먹는 유아 간식이다 :) 사랑니 뺀 곳이 아물지 않았으니 무스로 된 과일을 먹으면 딱이겠네! 하고 샀다. 가격도 정말 저렴했다. 유기농 과일 무스인데 40센트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오는 게 좀 마음에 걸렸지만, 잇몸이 아직 낫지 않았으니 환자식을 먹는 거라고 생각했다. 

 

 

 

 

오늘의 자리, 창가 옆! 학기 초라 도서관에 사람이 많지 않다. 덕분에 늦게 왔는데도 좋은 자리에 앉았다. PDF로 된 참고 문헌을 읽다가 눈을 쉬어주기 위해 창 밖을 바라보았다. 이른 오후와 늦은 오후 창가. 날씨가 정말 좋은 날이다. 이렇게 좋은 날 좋은 자리에 앉아 공부까지 잘 되었으니 행복한 하루다.

 

 

 

 

 

매일 도서관에 오는 생활(혹은 집에서도 같은 시간에 공부하기)을 하기로 다짐했다. 논문 끝나고 수업만 들을 때도 매일 도서관에 오기로 했다. 나는 독일 학생들보다 많이, 길게 공부해야 한다. 독일어로 공부하니까 어쩔 수 없다.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공부니 지루하고 어려워도 차근차근 해보려고 한다. 석사에서는 영어 수업도 몇 개 듣는다. 두 언어로 공부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이다. 매일 출근하는 것처럼 도서관에 나와야겠다. 이것이 내가 독일 대학에서 생존하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악기를 그만두면 저녁 있는 삶을 살 거라 생각했다. 예상대로 난 저녁 있는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매일 최소 5시간씩 악기를 연습했듯이, 매일 최소 4 Sitzungen(집중해서 공부하는 4번의 시간. 1 Sitzung이 대략 45분) 공부를 하고 있다.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이게 인생인가 보다 ㅋㅋㅋㅋ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래도 악기 연습을 했던 경험이 있어 매일 무언가 꾸준히 하는 것이 (여전히 어렵지만) 익숙하다. 나는 공부를 늦게 시작했으니 남들이 4번 놀 때 1번 놀고, 꾸준히 규칙적으로 공부하기로 했다. 대신 노는 날을 즐겁게 기다리며, 그날이 오면 신나게 놀기로 했다. 

 

사랑니 발치 후 너무나 건강하게 먹어서(빵, 오트밀, 과일, 채소 등) 몸이 가벼워졌다. 그래서 공부가 잘 되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