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20일 토요일 베를린
사랑니 발치 3일째다. 잘 지내고 있다. 매복 사랑니를 빼면서 잇몸을 자른 부분을 꿰매었다. 잘 아물기를 바라며 음식을 신경 써서 먹고 있다. 거의 수도자의 생활을 하고 있다. 매일 아침 일어나 요가를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기도는 아주 조금 하고) 간소한 식사를 한다.
'거의'라고 쓴 이유는 진짜 수도자 생활은 아니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영화도 보고 친구랑 전화해서 수다도 떤다. 산책도 다녀왔다.
1. 첫째 날
4월 17일 사랑니를 빼고 나오는 길 사진을 찍었다. 치과에서 염증을 가라앉혀 주는 약과 이부프로펜 600 한 알 먹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약국에 들러 약을 샀다.
날씨가 정말 좋았다.
강제 휴식에 기뻐하며 책(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을 읽었다.
배가 고프지 않아 식사는 하지 않았다.
2. 둘째 날
새벽 일찍 일어났다. 배가 고팠기 때문이다. 요가를 하고 오트밀을 먹었다. 이부프로펜을 먹고 가글도 했다.
아침을 적게 먹어서인지 배가 고파서 오전 10시 48분에 또 먹었다. 매끼 오트밀 먹으면 지루하니까 두부를 넣었다. 오후 6시에 두부 넣은 오트밀을 먹으며 이 사이에 두부가 끼는 것을 발견! 안 되겠다 싶어 식빵을 사러 가기로 했다.
달밤에 마트에 가서 페트병을 식빵으로 바꿔왔다. 가글하고 잠들었다.
3. 셋째 날
아침 요가 후 가글하고 약을 먹으니 배가 고팠다. 요가 후기를 쓰며 식빵 한쪽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영화를 보며 점심으로 식빵을 먹고 약을 먹었다.
혜민 스님 신간을 읽으며 저녁으로 빵 한쪽을 먹었다. 이런 식으로 매 끼 빵 한쪽만 먹으면 살 빠지겠는 걸? 기뻐하며 잠들었다. 잠들기 전 가글도 잊지 않았다.
4. 넷째 날
아침에 요가하고 식빵을 먹었다. 잇몸이 부어있어 (심각할 정도는 아님) 입이 크게 벌려지지 않아 빵을 천천히 손톱만큼 떼어먹었다. 식빵 한쪽 먹는데 40분이 걸렸다. 매우 건강한 식습관이다.
가글을 하고 약도 먹었다.
점심으로 야채 보리죽을 먹었다. 독일 마트에서 사 온 것인데 입맛에 딱 맞았다. 오후에는 오랜지를 먹었다. 그동안 너무 빵만 먹다 보니 탄수화물만 섭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오렌지를 먹을 만큼 꿰맨 곳이 아문 것도 같고. 정성스럽게 오렌지를 한 입 크기로 잘랐다. 입을 크게 벌릴 수 없으니까. 앞니로 꼭꼭 씹어 넘겼다. 새콤하고 달았다. 아이스크림만큼 맛있었다.
오후에는 산책 다녀왔다. 동네 성당을 지나며 내 이름과 비슷한 카페를 발견했다.
디저트로 먹으려던 오랜지를 애피타이저로 먹었다. 야채 보리죽이 너무 뜨거워서. 사랑니 뺀 후 뜨거운 음식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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