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Alltag/가족 Familie

엄마의 도토리, 나물반찬

by 통로- 2021. 7. 26.

2021.07.26 우리집 오후

엄마는 요리를 잘 하신다. 엄마는 요즘 아빠가 좋아하시는 나물을 자주 만드신다. 문제는 손이 너무 크다는 것! 엄마는 고사리철에 등산 가시면 고사리를, 죽순철에는 죽순을 가득 따오신다. 몇 날 며칠을 같은 종류만 따오신다... 아빠와 나는 지난 몇 주 내내 죽순나물을 먹었다. 죽순들깨나물, 죽순들깨새우나물, 죽순오징어무침, 죽순이 들어간 고등어 찌개 등.

아빠는 엄마가 만든 나물을 매일 맛있게 드신다. 하지만 아빠가 나물을 드시는 속도는 엄마의 나물을 만드는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아빠가 내게 말씀하셨다. 엄마가 나물을 조금만 만들면 좋겠다고.

“아빠~ 사람이 두 가지를 다 할 수 없다잖아. 요리 솜씨 좋은 엄마가 양도 적당하게 나물을 만드는 건 불가능한 일일 지도 몰라. 엄마는 나물을 별로 안 좋아하잖아. 그런데도 아빠가 좋아하시니 나물을 만드시지. 아빠는 요리 솜씨 좋은 엄마가 있어서 얼마나 좋아~”

아빠가 그렇다고 하신다. 엄마 요리 솜씨가 참 좋다고.




다람쥐가 도토리를 모으듯 엄마는 나물을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신다. 다람쥐가 도토리를 어디에 숨겨두었는지 잊어버리듯 엄마는 나물이 어느정도 남았늕 신경쓰지 않고 맛있는 나물을 또 만드신다. 나와 아빠는 엄마가 만든 나물을 매일 부지런히 먹는다.



오늘 점심 사진

(시계방향으로) 12시 방향 나물이 뭔지 모르지만 된장과 참기름으로 머무린 나물, 가지나물, 어묵볶음, 잡곡밥, 깻잎나물. 중앙은 고추나물








엄마는 5시 넘어 일어나고 아빠는 7시 즈음. 나는 오늘 늦잠 자는 날. 미리 카톡으로 더 잔다고 말씀드려야 아빠의 설거지 소리가 작아진다. 말씀 안 드리면 아빠의 경쾌한 설거지 소리가 아침부터 온 집안에 쩌렁쩌렁 울린다.

 

오늘 아침 사진. 주말에 신나게 놀아서 오늘(월요일) 아침 7시에 눈 떴을 때 피곤하더라. 좀 더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