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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Alltag/간단 요리 Kochen

저녁 식사 - 생선 튀김 오븐 구이. 맛있다!

by 통로- 2021. 2. 16.

 

2021년 2월 15일 저녁식사를 마치고

 

 

학생으로서 하루를 마치니 저녁 식사 시간이었다. '오늘 뭐 먹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특별한 음식이 먹고 싶었다. 냉동실이 떠올랐다. 특별한 음식이 먹고 싶은 날을 위해 사둔 냉동식품이.

 

생선 튀김을 오븐에 구워 먹기로 했다. 준비하는데 시간도 얼마 안 걸리고, 점심때 삶아 둔 감자와 애호박이 있으니 함께 먹으면 되겠다 싶었다. 오븐 예열을 해두고 화장실에 다녀왔다. 냉동실에서 생선 튀김을 꺼내 오븐에 넣고 17분 알람을 맞추었다. 사용한 숟가락을 식기세척기에 넣으려니 세척이 끝난 그릇이 가득 담겨 있었다. 내게는 여유로운 17분이 있으니 그릇 하나하나 천천히 꺼내 선반에 넣었다. 

 

생선을 오븐에서 꺼내 그릇에 담았다. 작은 초를 켜고 식탁에 앉아 생선 튀김을 입에 넣는 순간

 

"너무 맛있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

 

음식 맛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다. 나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행복한 사람이다. 부모님께 물려 받았다. 엄마는 음식을 뚝딱뚝딱 맛있게 하는 분이다. 아빠는 진정한 미식가다. 외할머니가 해주신 다양한 김치를 모두 식탁에 올려두시고 하나하나 맛있게 드신다. 가족여행을 하며 식당에 가게 되면 아빠는 주차장을 보신다. 차가 많이 있는 집이 맛있는 집이다. 요리 솜씨가 좋은 어머니와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아버지 덕분에 나는 삶의 행복을 매일 느낀다.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서 엄마께 음식을 배우지 못했다. 그래도 혼자 해먹고 사는 시간이 길어지며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은 잘하는 편이다. 함께 사는 친구에게도 가끔 요리 잘한다는 칭찬을 듣는다. 코로나 이후로 매일 매끼 집에서 요리하며 음식 솜씨가 많이 늘었다. (코로나 이후로 만든 음식은 인스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생선을 먹으니 나태주 시인의 시가 떠올랐다. 

 

 

 

 

식탁 앞

나태주

 

물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물고기를 먹어 치운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물고기 지느러미가 되고 아가미가 되어

강물을 느끼고 바다를 느낀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끝내는 

우리도 물고기가 되어보고 강물이 되어보고

바다가 되어본다는 것이다

나아가 한 마리 물고기로

살아보기도 한다는 것이다

 

한 그릇 쌀밥을 먹을 때도 그렇다

벼가 밥이 되기까지 가졌던 그 모든 고난과 기쁨

기름진 들판의 따가운 햇살이며 

 

싱그러운 바람 그리고 

한 톨의 쌀을 위해 흘렸을

고마운 농부의 땀방울을 느껴보아야 하는 것이다

 

무엇을 먹는다는 것은 결코 허겁지겁

먹어치우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먹는 그 무엇과

하나가 되는 일이고 협동하는 일이다

거룩한 일이고 성스럽기까지 

한 일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오늘 우리에게

희망 같은 것은 없다.

 

(마음이 살짝 기운다 132-133쪽)

 

 

 

 

물고기가 된 것처럼 바다를 느껴보았다. 바다가 되보았다. 정말로 맛있는 저녁식사였다. 

 

 


 

- 오늘 먹었던 제품 Frosta Backofenfisch Knusprig Kross

- 레시피: 생선 튀김을 오븐에 넣어 17분 굽는다. 13분 째에 점심 때 삶아둔 감자, 애호박, 완두콩을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