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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Alltag/베를린 순례길 Berliner Jakobsweg

베를린에서 만나는 순례길 8 - Berlin Wannsee

by 통로- 2021. 2. 7.

2020년 11월 22일 베를린

 

 

지난 여름 베를린 우리 집 앞에서 스페인 산티아고 데 꼼뽀스텔라로 향하는 순례길을 시작했다. 주중에는 학교 수업을 듣고 주말에 순례길을 걸었다. 주말 아침 기차와 버스를 타고 하루 전이나 지난주에 도착했던 순례길로 갔다. 그곳에서 순례길을 시작했다. 하루 걷고 나면 기차를 타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일상의 나로 돌아와 월요일을 맞이했다. 요가와 명상으로 아침을 시작해 학교 수업을 듣고, 강의가 없을 때는 친구들과 줌에서 만나 공부했다. 공부가 끝나면 장을 보고 요리했다. 친구, 가족과 전화를 하기도 했다. 금요일 저녁엔 다음날을 위해 순례길 배낭을 쌌다. 순례길의 상징인 조개를 배낭에 달고 지도와 순례자 여권도 넣었다.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 동안 걸었다. 베를린과 라이프치히 중간 정도까지 100km 가까이 걸었다.

 

겨울이 되자 날씨가 추워졌다. 집에서 기차를 타고 가서 순례길을 걷고 다시 기차를 타고 돌아오는 일정이라 하루 종일 밖에 있어야 했다. 순례길 다음날 몸살 기운이 있었다. 토요일, 일요일 가던 순례길을 하루로 줄였다. 순례길을 오래 걸을 수록 교통편을 찾기 어려웠다. 순례길 시작 지점까지 가는데 세 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제는 더 이상 집에서 출발할 수 없었다. 5년 전 스페인 순례길을 걸었을 때처럼 순례길에서 숙박을 해야 했다. 순례길은 날이 따뜻해지면 다시 걷기로 했다. 스페인으로 향하는 길 대신 베를린에서 나만의 순례길을 걷기로 했다. 

 

순례길로 향하며 지나쳤던 장소에 가보기로 했다. 첫 번째로 간 곳은 베를린 호수 Wannsee 였다. 베를린 서남쪽에 위치한 호수는 순례길을 가며 지나친 곳이었다. 아름다운 호수라 들었던 터라 꼭 가보고 싶었다. 

 

 

 

베를린 Wannsee

 

 

 

 

 

 

 

독일은 바다를 보기 힘든 나라다. 그래서 독일에서 호수나 바다를 보면 반갑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한민국에서 온 내가 물을 보면 반갑다니! 

 

 

 

 

 

구름이 예쁜 오후였다. 여유롭게 호수를 보며 사진을 찍었다. 나는 이미 오늘의 순례길 목적지에 도착했으니까. 평소 순례길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여유로움을 느꼈다. 집에 돌아가는 기차와 버스도 자주 있으니 기차 시간을 확인하지 않아도 되었다. 

 

 

 

 

 

 

동동 떠다니는 배도 구경하고 

 

 

 

 

 

 

빵을 던져주는 할머니에게 다가오는 새들도 관찰했다. 

 

 

 

 

 

 

 

호수 옆 소나무 숲으로 향했다.

 

 

 

 

 

베를린에서 만나는 순례길을 영상으로 만들어보았다. 

(1080p60 화질로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