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filmstarts.de
금방 영화관에서 보고 온 따끈따끈한 영화 :-)
요즘 독일 영화관에서 상영되고 있다.
독일 코미디언이 쓴 책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책이 워낙 유명해서 내가 만난 독일 사람들은 거의 다 알고 있었다.
이 책 덕분에 스페인 순례자길에 독일 사람이 많아졌다고 한다.
책(영화) 제목은 Ich bin dann mal weg
한국어로 번역된 책 - 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 나의 야고보 길 여행
요즘 학교 생활이 시작되며 바빠지니까
순례자길에서 생각했던 것을 많이 잊어버렸었다.
영화를 보니 그 때 생각이 많이 나더라.
중간중간 눈물이 글썽..
감동적이거나 슬픈 부분이 아닌데도 말이다.
순례자 길에서 꼭 한 번은 울게 된다고 한다.
나는 잃어버린 핸드폰을 찾으러
이미 한 번 걸어온 길을 아빠와 다시 걸었을 때
그 때 한 번 울었다.
그 때 아빠는 앞에서 걸으셨고
나는 우크라이나 여자 순례자(베를린에서 미용사로 일하는) 이야기를 하며 걸었다.
그 우크라이나 순례자가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앞에 걷고 계셨던 아빠를 안아드렸다 :-)
영화를 같이 본 친구가 묻는다.
"스페인 순례자 길에서
네가 찾고자 하는 답을 찾았어?"
"응, 찾았어.
첫번째로는 나에게도 가족이 있다는 것.
언제 어디에서나 날 지지해주고 사랑해주는 가족이 있다는 것.
이게 참 당연한건데
독일에 살다보니 잊어버릴 때가 있었어.
내가 많이 힘들었을 때
부모님이 스페인에 와주셨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함께 해주셔서
정말 좋았어.
그리고 두번째
인생은 헤어짐과 만남의 반복이라는 것.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져도 또 만나게 되니
헤어짐을 너무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순례자 길, Santiago de Compostela를 향해 걷는 길에서 만났던 사람들처럼
내 삶,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맺은 인연도 언젠가는 각자의 길을 가는 가는 거라고.
또 인연이 되면 만나고..
헤어지고 만나는 것이 참 자연스러운 거였어."
"네가 독일에 처음와서 혼자 걷다가
스페인에서 부모님과 함께 걷고
다시 독일로 돌아와 혼자 길을 걷는 것처럼?"
"응.
난 지금 혼자 걷고 있지만
헤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부모님은 한국에서 그 길을 걷고 계시는 거니까
우리는 함께 걷고 있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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