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베를린
구약 성경의 지혜서 중 하나인 코헬렛서는 목적이 없어 방향 감각을 상실하거나 계속되는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한다. 우리는 코헬렛서를 통해 인생이 각자가 경험하는 작은 조각들로 이루어진 모자이크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삶의 순간들을 잃어버리기 전에 이해하고, 놓치기 전에 누리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전자책 29/446)
이 책의 목적은 성경을 깊이 배우지 않은 사람이라도 코헬렛서를 의식적으로 분명하게 헤아려, 그 말씀을 배우고 마음에 새기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말씀에 근거해 자신의 행동을 자문해 봄으로써, 인생에서 같은 순간을 만났을 때 열린 마음을 지니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 앞에 펼쳐진 인생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살면서 이해되지 않는 것을 여기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봐. 다시 한번 인생을 새롭게 봐 봐. 네가 미쳐 보지 못했던 곳, 예전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곳이지만 지금은 아름답게 빛나고 있을 테니까." (30/446)
삶은 곤경의 연속이다. 막다른 길에 다다라 다른 길로 방향을 바꾸려고 애를 써야 하는 상황에 자주 빠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길이 막다른 길이 아니고, 자신이 가고자 했던 길과 연결된 길임을 알게 된다. 이처럼 인생은 서로 분리된 듯 보이는 삶의 한 시기에서 그다음 시기로 넘어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인생은 배우면서 가는 것’이라는 진리를 깨닫기도 한다. (5%)
“역경에 처해 보지 않은 사람보다 불행한 사람은 없다. 인생의 가장 큰 고통은 당해 보지 않은 것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대로라면 고통 없는 삶은 있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바람직하지도 않다. 과연 이것이 맞는 말일까? 그 대답은 쉽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예측 불가능한 인생은 우리를 계속 움직이게 하고, 때로는 더 많이 움직이게 한다. 예상한 것이든 예상하지 못한 것이든, 고통과 실패는 우리에게 새로운 인생으로 들어갈 것을 요구한다. 용감한 도전 뒤에 따라온 것이든, 고집스러운 어리석음으로 인한 것이든, 실패는 새롭게 시작하도록 이끈다. 외적인 상황으로 인한 것이든, 내적인 역량 부족으로 인한 것이든, 손해를 보고 그저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인생은 직선처럼 똑바르지 않다. 우리가 전혀 바라지 않는 곳에서, 난데없는 곳에서 변화가 시작된다. 그리고 반복된다. (6%)
사람에게는 저마다 ‘태어날 때’가 있다. 코헬렛서에는 이 부분이 아주 명확히 드러나 있다. 지금이 우리의 때다. 우리가 태어나는 이 시대는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 시대이고, 우리가 축복을 받아야 할 시대다. 우리는 그 영향을 받는다. 다시 말하면 테러와 전쟁, 민족 대학살, 불공정한 국제 무역, 인종 차별과 성차별 등 지금 벌어지는 모든 일이 우리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면,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11%)
우리는 우리 주위의 세상을 바꾸려 하기 전에 먼저 우리 자신을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이 세상에 태어나 다른 사람들을 위한 일을 하기 전에, 우리 안에서 바른 품성이 먼저 생겨나야 한다. 유학자 전독홍錢德洪에게 한 제자가 물었다. “왜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없습니까?”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자네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부터가 잘못되었다네. 현인들이 스스로 올바르게 행동하면, 다른 사람들도 즉각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올바르게 고쳤네. 태양을 가렸던 구름이 걷히면 그 빛이 사물들을 비치게 되지. 사물들은 빛을 받기 위해서 특별히 찾아 나설 필요가 없다네.”(7%)
결국 지금 이 순간를 적극적으로 잡아야 한다. 우리가 존재하는 곳을 의식하고, 거기에 몰두하며, 기만하게 행동하는 것이 삶을 알차게 사는 비결이고 배워야 할 교훈이다. 우리 앞에 존재하는 지금 현재를 어떠한 요령 없이 보는 것이야말로 삶의 중요한 방식이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게 된다. 이 문제는 인류 역사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끊임없이 말했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제가 어디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스승이 대답했다.
“여기다.”
“그러면 제가 언제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바로 지금이다.”
“그러면 왜 제가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까?”
“네가 찾지 않기 때문이지.”
“그러면 제가 무엇을 찾아야 합니까?”
“아무것도 찾지 말고, 그냥 보기만 하거라.”
“무엇을 보아야 합니까?”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무엇이든 보거라.”
“그것을 특별한 방식으로 보아야 합니까?”
“아니다. 평소처럼 보면 된다.”
“늘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만…….”
“아니, 그렇지 않다.”
“왜 그렇습니까?”
“보려면 항상 여기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너는 다른 곳에 있을 때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에 충실하기보다 다른 것을 찾을 때가 많다. 그들은 시계를 보면서, 미래를 생각하면서 현재를 살아간다. 하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그들은 그 어디에서도 즐기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은 항상 한 발을 내일에 걸쳐 놓고 산다. 내일을 계획하고 준비하다가, 내일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두려움을 피해 잠깐씩 주의를 딴 데로 돌리면서 내일을 기다린다. 거기에는 ‘충분함’이란 없기 때문이다. 끈임없이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지금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에겐 지금 오고 있는 미래만이 중요하고, 아직 손에 쥐어지지 않은 것, 보이지 않은 것, 이루어지지 않은 것, 달성되지 않은 것만이 인생의 참된 본질이다. 그러나 삶은 모래시계 속에 있는 모래와 같다. 모래시계가 뒤집어져 움직이기 시작하면 모래는 계속 흐른다. 우리는 삶을 기다릴 때가 많다. 그러나 그 순간들은 탐욕과 불만족으로 가득 찬 마음을 남기고 사라져 버린다. 우리는 정신적인 상실감, 영혼의 메마름, 사라진 열정, 소멸된 희망을 극복해야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그러는 동안에도 현재라는 순간은 우리 안에서 숨 쉬고 있다(7%)
내면의 자유와 자존감이 있는 사람은 세상의 시선과 기분에 휘둘리지 않는다. 세상이 말하고 가르치는 대로가 아닌, 자신이 생각하는 진리에 따라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다. 그 누구도 이러한 사람을 노예로 만들 수 없으며, 그 사람에게서 아무것도 빼앗을 수 없다. 미국의 시인 헨리 롱펠로는 불멸의 가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안전하다. 그들은 아무도 뚫을 수 없는 갑옷을 입고 있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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