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5일 일요일 아침 8시 베를린
나에게는 여섯 살 어린 남동생이 있다. 오늘 동생이랑 한 시간 동안 통화했다. 다양한 주제들이 오고 갔다. 별 얘기를 다 했다는 말이다. 동생은 그만큼 내 말을 잘 들어주고 수긍도 잘해준다. 하지만 나에게 가장 뼈 때리는 말을 하는 것도 동생이다. 동생은 내 성격과 말투에 대해 가끔 말한다. 내가 나를 돌아볼 기회를 만들어준다. 나는 동생 말을 듣고 기분 나쁘지 않다. 동생은 나를 잘 알아서 내가 기분 나쁘지 않게 뼈 때리는 말하기 때문이다.
동생은 나의 모든 남자친구를 본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어쩌다 보니 데이트할 때 동생을 한 번 씩 만났다. 동생은 내 남자 친구들의 장점을 알아봐 주었고, 내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알려주었다. 한 남자 친구는 항상 내 가방을 들어주고 싶어 했다. 나는 내 무거운 가방을 그가 들면 힘들까 봐 걱정이 되었다. 미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이 자신의 기쁨이라고 했다. 그는 나를 우리 집에 바래다주는 것도 좋아했다. 동생은 내게 말했다.
"누나. 그런 남자 흔하지 않아. 누나가 고맙다는 표현 잘 해야해."
나는 동생 말을 잘 듣는다.
"알지! 나도 그 애한테 매번 고맙다고 말해~"
나는 한결같은 남자 친구를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한 남자 친구와 사귀기로 할 때 한결같은 남자가 좋다고 말했다. 사랑한다는 표현을 항상 지금처럼 해주라고 말했다. 항상 지금처럼 다정하게 나를 대해달라고 말했다. 동생은 내 이야기를 들으며 이렇게 말했다.
"한결같은 사람이 어디 있어? 시간이 지나면 변하기도 하는 거지!"
다음날 데이트하면서 나는 남자 친구에게 동생이 이렇게 말했다고 말했다. 남자 친구는 표정이 밝아지며 안도하며 말했다.
"정말 좋은 동생을 두었구나! 내가 밥 한 번 사줘야겠어."
오늘은 동생과 나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했다. 플랜 A와 플랜 B. 삶은 계획대로 되지 않기에 나는 방향만 정해두고 여러 계획을 세워본다. 동생은 내 이야기를 다 듣더니 둘 다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플랜 B에 대해. (플랜 B에 대해 자세하게 말하지 못하는 점, 블로그 독자들의 양해를 구한다. 언젠가 때가 되면 말하겠다.) 동생이 말했다.
"누나가 예전에 플랜 B에 대해 말했을 때 나는 좀 상상이 안 됐거든? 누나가 플랜 B를?
근데 오늘 누나 말 들어보니까 누나가 오랫동안 많은 생각을 하고 결정한 것 같네. 누나 계획대로 그 선생님도 만나보고 oo에도 가보고 그 분야에서 일하는 경험도 해봐. 얘기 들어보니 잘 맞을 것 같아. 누나가 말한 대로 누나가 공부한 음악과 사회학이 그 분야에 잘 맞을 수도 있겠다. 누나가 그 일을 한다면 우리 가족 모두 응원할 거야."
아직 부모님께도 말씀드리지 않은 플랜 B를 동생에게 말했다. 부모님께는 어느 정도 결정이 되면 말씀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 이야기를 한 시간이나 들어주는 동생이 있어 참 행복하다. 앞으로는 동생에게 더 잘해주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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