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 이야기 2

2015. 3. 22. 21:48일상 Alltag/안녕 독일어 Deutsch

독일에서 살면서 항상 독일어의 중요성을 느낀다.

독일어를 열심히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독일에 온 지 3년.

독일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강의에서 처음 배우는 내용을 알아듣는 데 어려움이 있다.

또 내가 원하는 바를 정말 자세하게 표현할 수 없다. 아주아주 자세하게 한국어로 말하는 것처럼 말 할 수 없는 아쉬움.

무언가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는 머리속에서 한 번 생각해보고 정리하고 말해야 한다(시간이 걸린다).


보통 독일어를 말할 때는 

자주 쓰는 간단한 말은 (und Alltagssprache) 바로 나온다.

뭔가 좀 자세하게 말하려고 하면 일단 독일어로 생각하고 말한다.

좀 더 어려운 내용은 독일어 한국어(독일 단어를 모를 경우) 섞어서 생각하고 말한다. 

그리고 그 모르는 단어에 대해 설명을 하고 독일어로 정확하게 뭐라고 하는지 설명한다.


나의 독일어 수준:

한국에서 2개월 어학원을 다녔다.

독일 와서 1년동안 어학원에서 매일 독일어를 배웠고 DSH 2와 C1 시험을 통과했다.

독일에 산 지는 3년. 

문법은 어느정도 알겠다.

독일어는 영어와 달리 딱 3년 만 배워서, 3년 동안 배우지 않은 내용은 전혀 모른다.


말하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하겠는데 완벽하게 표현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다.

쉬운 말은 저절로 나오고 어려운 말은 일단 머리속에서 문장을 만들고 말한다.

내 독일어를 녹음해서 들어보면 아직도 한국어 악센트가 들린다.

(이건 독일어 수준은 아니지만, 아직도 direkt하게 말은 못한다. 자꾸 돌려서 indirekt, höflich 말하려고 한다. 

한국어의 특징이겠지)


듣기:

내가 얼마나 그 내용에 대해 알고 있는지에 따라 다르다.

Alltagssprache는 어느정도 이해하겠는데 강의는 어렵다. 

대화하는 경우 대충 흐름을 보고 "이건 이런 의미겠지"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3명 이상 대화하는데 자꾸 끊고 물어보기도 미안해서)


쓰기:

일기는 쓴다.

소논문, 에세이는 많이 힘들다. (이런 종류의 글을 독일어로 어떻게 쓰는지 배운 적이 없다. 각 나라마다 쓰는 구조, 스타일이 다르다고 한다.)








이번 겨울방학 때 다시 한 번 독일어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에 몇 가지를 시도해보았다. 



라디오 켜놓기

하루종일 독일어를 들을 수 있는 환경 만들기

내가 말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기


1. "라디오 듣기"가 아니고 라디오 켜놓기!

아침에 눈 떠 침대에서 일어나기 어려울 때, 신나는 음악이 나오는 라디오 채널에 주파수를 맞추고 

샤워를 하러 간다.

샤워하면서 음악을 듣고 

옷 입고 가방 챙기면서 뉴스를 듣고

요리하면서는 토크쇼를 듣고

청소하면서는 음악을 듣고

가끔 클래식도 듣고


뉴스나 토크쇼는 스트레스 받지 않으면서 그냥 틀어놓기만 했다.

알아들어도 그만 못 알아들어도 그만.

보통 사람들과 말을 하거나 강의 때는 독일어를 알아듣기 위해 온 집중을 해야한다.

이렇게 편하게 그냥 귀에서 귀로 흘러가가 놓아두었다.

예전에 들었던 어려운 독일어 단어가 한 두 번 나온다. 그렇게 반복해서 듣다 보니 그 단어나 문구를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단어의 뜻은 알고 있지만 한 번도 직접 말해본 적 없는, 내게는 어려운 단어였다.)


예를 들어 abgesehen davon, dass... / Es wird geredet, dass .../ Willkür / Flüchtlinge / das Saatgut 

등 어디선가 들었지만 그 때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던 말(단어)를 다시 듣게 되면서 그 뜻을 연상해보기도 하고

사전에서 직접 찾기도 했다.

그리고 포스트잇에 써서 집 안 곳곳에 붙여놓기 - 화장실, 부엌, 문 등.


그리고 어느날 입에서 처음 써보는 독일어가 나왔다.

나도 모르게 입에서 새로운 단어들이 나왔다.

독일어로 먼저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단어가 그냥 나왔다.

보통 처음 쓰는 단어는 머리로 생각한 다음 말하는데 말이다.


라디오에서 자꾸 듣다 보니 머리 어딘가에 차곡차곡 쌓여있다 나오는 느낌이었달까 :)



2. 하루종일 독일어를 듣고 말하는 환경.


보통 전공 수업을 듣다보면 교수님은 말하고 학생들은 듣는 경우가 대부분.

토론 수업은 생각을 많이 하고 말해야하고 (독일어로 말하니까) 

가끔은 내가 주제를 잘 이해했는지, 흐름을 잘 따라가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 말 할 기회는 놓치기도 한다.

전공 외 외국어 수업, 자기계발 수업 등은 말할 기회가 많다.

이번 방학 때 이런 수업을 몇 개 들었다.

계절학기 수업이라 짧고 아주 굵게 한다. 보통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 까지.

학생은 10명 내외.


내가 들었던 수업은 Freie Rede - Rhetorik 수업. 

말을 쉽고 정확하고 설득력있게 하는 법을 배웠다. 학생은 14명. 

4일 동안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하루종일 :) 


전공 용어가 아니라 선생님 Dozentin 이 말하는 것을 거의 다 알아들었고 (못 알아들으면 질문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나 빼고는 모두 독일 학생들이라 팀플Gruppenarbeiten을 하며 독일어를 계속 듣고, 나도 많이 말을 했다.


천천히 정확하게 짧은 문장으로 말하기. 문장 끝은 톤을 내리기(계속 톤을 올려 말하면 듣는 사람에게는 긴 문장으로 들린다.) 등 말하는 법을 배웠다. 한국어를 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되는 내용!

아직 내가 독일어를 완벽하게 하지 못하고 특유의 악센트가 들어가있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질거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




3. 글쓰기 수업 - 논문 에세이 등


Akademisches Schreiben 수업을 들었다.

Einleitung에는 어떤 내용이 오는지 

Schluss와 Einleitung 딱 둘 만 봐도 어떤 글을 썼는지 알 수 있게 써야한다는 것

어떻게 Gliederung을 쓰는지 등

정말 자세하게 Hausarbeit 쓰는 법을 배웠다.


첫 학기에 이런 것도 모르고 어떻게 Hausarbeit를 썼을까...


글쓰는 법(논문, 에세이)은 배워야한다. 구조, 스타일 등!













아무튼 이렇게 독일어에게 한 발짝 다가간 기분 :-)

그리고 영어 수업도 들었다. 그동안 독일어와 씨름하느라 영어를 잊어버렸었다.

영어 하려고 하면 자꾸 독일어가 나오는 서러움. 내 영어는 Dinglish가 되어가고 있었다.

3주동안 매일 영어를 배우니까 이젠 영어로 조금 말은 하겠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만큼 뿌듯하다! 


난 독일어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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