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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Alltag/하루하루가 모여 heute

눈이 온다! - 사진기 P모드, 노출 보정 (1)

by 통로- 2021. 1. 4.

2021년 1월 3일 베를린

 

눈이 온다!

 

베를린에서 눈은 매우 귀한 존재다. 오늘이 1월 3일인데 두 번째 눈이다. 내가 학사를 공부하며 살았던 독일 중부 도시 괴팅엔보다 눈이 덜 오는 것 같다. 지지난주에 첫눈이 왔지만 찔끔찔끔 와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눈이 더 이상 오지 않았다. 

 

오늘은 눈이 펑펑 내린다. 한국처럼 함박눈은 아지만 그래도 한 시간 이상 눈이 펑펑 내린다. 며칠 전 엄마 인스타에서 함박눈 사진을 보았다. 엄마 사진처럼 찍어보려고 했지만 사진에 도대체가 눈이 보이지 않았다. 

 

 

 

자세히 보면 눈이 살짝 보인다. 하지만 거의 티가 나지 않는다.

 

 

 

 

 

 

 

 

 

 

엄마의 사진

엄마 사진에서는 눈이 이렇게 커다랗게 보이는데 왜 내 사진에서는 눈이 보이지 않을까? 사진을 찍다가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엄마, 베를린에 눈이 오거든. 눈 사진을 찍어보려고 하는데 사진에 눈이 안 나와. 엄마 어떻게 찍었어?"

 

엄마가 말씀하시길 눈을 찍을 때에는 조리개를 열고 밝게 찍어야 한다고 했다. 그냥 찍으면 눈이 회색으로 나온다고 하셨다. A모드로 바꾸어 조리개를 열어보았다.

 

"근데 엄마. 조리개 숫자 어떻게 줄이지?"

 

 

 

 

 

P 모드에서 돋보기 -를 누르면
노출 보정이 가능. 노출 보정 숫자는 오른쪽 엄지 손가락에 닿는 부분을 돌리면 됨.

그리고 P 모드로 해서 노출 보정을 올려보았다. 오! 사진이 밝게 나온다. 

 

"엄마. 노출 보정 숫자는 어떻게 올리는 거야? 다 잊어버렸네!"

 

9년 전 카메라를 샀을 때  <사진학 개론> 책을 보며 열심히 공부했었다. 그때는 조리개를 열 줄도 알았고, 노출 보정하는 법도 알았다. 독일 올 때 카메라를 가져와서 초반에 열심히 찍었다. 하지만 카메라가 무거워서 잘 들고나가지 않고, 핸드폰으로만 사진을 찍는 나를 발견하고는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으로 카메라를 한국에 두고 왔다. 당시 엄마는 매일 핸드폰으로 조카 사진을 찍으셨다. 엄마는 내 카메라를 가지고 평생 교육원에서 사진을 배웠다. 내가 다시 한국에 갔을 때 엄마는 새 카메라를 장만했다. 엄마는 내게 사진기를 가져가서 독일에서 찍어보라고 하셨다. 핸드폰 카메라에 익숙했던 나는 독일에서도 카메라로 계속 자동 모드(auto)로 찍었다. 그리고 오늘! 눈을 찍기 위해 아주 오랜만에 A모드와 P 모드를 써 보았다.

 

 

 

오!! P모드에서 노출 보정 +2를 해서 찍으니 제법 눈이 보인다. 

 

 

 

 

 

 

 

(2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