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OS를 업데이트하다 멈춰버린 맥북... -_-
맥북을 2012년에 사서 7년 가까이 썼으니 좀 오래 쓰긴 했다. 그래서였을까 자동으로 업그레이드되는 OS는 10.11까지 였다. 에버노트 앱을 다운로드하려면 10.12 이상은 있어야 한단다. 이리저리 검색하다 최신형인 10.14를 수동 설치하기로 했다.
오래된 노트북에 최신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려는 욕심 때문이었을까? OS 10.14를 다운로드 받고 재부팅을 하는데 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53분을 기다리라는 알림만 나오더라. 계속 기다려도 같은 화면이길래 전원 버튼을 꾹 눌러서 꺼버렸다. 억지로 컴퓨터를 끄면 안 된다고 초등학교 컴퓨터 수업에서 배웠건만... 한 시간 가까이 미동 없는 노트북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다시 켜보니 부팅이 안 된다. 하얀 화면에 검은 줄이 있고 거기에는 panic(cpu ......)로 시작되는 복잡한 C 언어가 몇 줄 보이고는 다시 꺼져버린다. 아... CPU가 패닉에 빠졌구나. 이걸 어쩌지? 역시 억지로 끄면 안 되는 거였군.
당장 노트북이 필요한데 어떡하나 고민하던 찰나 윈도우 서브 노트북이 생각났다. 서브 노트북이라 쓰니 내가 무슨 전자기기 전문가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2년 반 전에 한국에 갔을 때 가족 카톡방에 '전자 결제와 전자책을 위해 저렴한 윈도우 서브 노트북을 사려고 하는데 뭐가 괜찮을까요?' 질문을 올리자 형부가 안 쓰는 노트북이 있다고 준 것이다. 몇 년 전 조립형으로 저렴하게 산 것이라 했다.
독일로 가지고 오는 길 트렁크에서 받은 충격 때문인지 부팅이 안 되더라. 수화물로 넣은 것도 아니고 기내에 반입할 수 있는 작은 트렁크에 고이 모시고 왔건만... 형부에게 물어보니 메모리 카드(인지는 잘 기억 안 남. 어떤 카드였음)가 빠져나온 것 같다고 뒤판을 열어서 다시 끼워주면 된단다. 컴퓨터 조립 경험은 전혀 없던 나지만 전자책을 보고 싶은 마음에 나사를 들고 경건한 마음으로 노트북 뒤판을 열어보기로 했다. 뒤판을 고정하는 작은 나사를 찾는 데만도 꽤 오래 걸렸다. (노트북 바닥 고무 지지대에 숨어있는 나사를 찾느라 몇 개월을 보냈다.) 드디어 기쁜 마음으로 노트북 뒤판을 여는 순간!!! 뿍 하는 소리가 났다. 왼쪽 모서리 나사 넣는 곳이 부러져버렸다. 그때부터 노트북을 열고 닫을 때 오른쪽(키보드판과 뒤판)을 손으로 잡아주고 연다. 안 그러면 뒤판이 열린다 -_-
오랜만에 윈도우 서브 노트북을 꺼냈다. (노트북이 검은색이라 이제부터 '검은 노트북'으로 명명하겠다.) 검은 노트북은 스스로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더니 도구 막대에 수시로 '정품이 아닙니다. 정품 번호를 등록하세요.'를 알려온다. 키보드가 원래 쓰던 것보다 좁아서 오타가 자주 난다. 그래도 검은 노트북이라도 있는 게 얼마냐며 감사한 마음으로 쓴 지 5일 째다.
사설이 길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드디어 독일어 자판을 설정했다는 것이다. 5일 동안 (만으로 4일 반) 독일어 자판이 없어 ä를 ae로, ö를 oe로, ü를 ue로 쓰느라 귀찮음을 감수해야 했다. 독일어 자판을 설정해보려고 했으니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반쯤 포기하고 있었는데!!!! 어찌어찌 하니 되더라!
이제 나도 자유롭게
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ä
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ö
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ü
쓸 수 있다.
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ß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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