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30일 토요일 베를린
오늘은 날씨가 참 좋은 날이다. 어제도 그랬다. 어제는 아침 요가를 하며, 오늘은 점심 요가를 하며 창 밖 새소리를 들었다. 선선한 바람을 배경으로 뾰롱 뾰롱 새소리가 울렸다. 유튜브 요가 영상에서 나오는 소리인지, 우리 집 창 밖에서 나는 소리인지 헷갈려 잠시 영상을 멈추었다.
어제부터 새로운 요가를 시작했다. 스트레칭을 엄청나게 하는 요가로, 요즘 꼬리뼈가 좋지 않은 내게 딱인 요가였다. 어제 너무 열심히 했더니 하루 종일 골반이 땅겼다.
무릎으로 동그라미를 그려주는 동작을 할 때 오른쪽 골반이 우두두둑 거렸다. 왼쪽 골반이 우두두둑 거리지 않는 걸 보니 아직 꼬리뼈 옆 근육이 다 풀리지 않은 것 같았다.
요가 유투버의 말대로 무릎 뒤가 당기는 느낌을 즐겼다. 몸이 뻣뻣해서 엄청 땅겼지만 그것을 있는 그대로 느껴보았다. 스페인 순례길에서 발의 통증에 집중했던 것처럼. 땅기는 느낌 혹은 통증에 집중하니 더 이상 아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어제 끝까지 하지 못했던 동작을 오늘은 해냈다. 어제 왼쪽 발을 오른쪽 무릎에 올리는 자세를 끝까지 따라 하지 못했다. 아마도 꼬리뼈 옆 근육 때문일 것이다. 오늘은 끝까지 했으니 꼬리뼈에 좋은 운동을 한 것 같다 :-)
요가 마지막 몇 분 동안은 편하게 누워 몸을 쉬어준다. 이때 발, 종아리, 무릎, 허벅지, 골반, 엉덩이, 배, 가슴, 어깨, 팔, 손목, 손 등 몸을 느껴본다. 신기하게도 발을 생각하면 발의 통증이나 무게가 느껴지고 어깨를 생각하면 어깨가 느껴진다.
요가를 끝내고 일어서는데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 없더라. 성취감이었다. 악기 연습을 하다 쉬는 시간을 가질 때, 집중해서 공부하다 잠깐 물을 마시러 갈 때, 그리고 요가를 끝냈을 때. 같은 기분이었다.
처음에는 악기 연습을 할 때만 드는 기분이라 생각했다. 독일에서 공부 하다 그 기분을 맛보고는 '악기 말고도 공부에서도 이 기분이 들 수 있구나!' 놀랐다. 오늘 처음으로 요가에서도 느꼈다. 난 이 기분이 참 좋다. 큰 행복을 느낀다.
요가 끝내고 눈을 떴을 때 보였던 파란 하늘
오늘 했던 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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