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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Alltag/가족 Familie

엄마 생각

by 통로- 2018. 10. 22.


종종 찾아가는 블로그 이웃님의 글을 읽다 엄마 생각이 났다. cpechkis님 블로그  - 엄마와 딸


엄마와 같은 운동화를 사고 싶다고 5불을 내 놓는 유치원생 딸 이야기를 읽으며 미소가 지어졌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도 어렸을 때 엄마가 참 좋았다. (물론 지금도!)


엄마랑 있으면 엄마가 제일 좋고 아빠랑 있으면 아빠가 가장 좋았다.

다른 사람이 '엄마가 좋니, 아빠가 좋니?'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유치원 다닐 때였나? 어느 날 엄마 얼굴을 보는데 엄마가 정말 예뻤다. 

고슴도치 엄마가 아니라 고슴도치 딸이었나보다. 어쩜 이렇게 예쁠까 감탄했다. 

우리 엄마는 너무너무 예쁘다고 생각했다. 블로그 cpechkis에 나오는 딸 랄라처럼.








스페인 순례자길 패셔니스타 엄마. 딸보다 더 멋지게 입고 오셨음 ㅎㅎㅎ

가다가 허리 삐끗해서 배낭 없이 자유로운 영혼으로 사진 찍고 다니셨던 그분(가족 소개 참고)이다.


엄마는 일곱 남매의 유일한 딸로 태어나서 굉장히 독립적이고 리더십이 강하다.

그 시대에 남녀차별 전혀 안 받고 자란 행운아, 귀한 딸이었다. 그래서 우리에게도 희생하는 엄마는 아니었다. 

god 어머님께 가사에 나오는 "어머니는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어"를 전혀 공감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는 반찬이 나왔을 때, 예를 들어 갈치구이가 나왔다면 통통한 뱃살은 모두(엄마, 아빠, 언니, 나, 동생)에게 공평하게 나누어졌다.

자식을 위해 꼬리를 드시는 경우는 없었다 ㅎㅎㅎ

아빠는 식사를 느긋하게 하시는 편이었는데, 나랑 언니, 동생이 우리 갈치구이를 다 먹고 아빠의 갈치구이를 탐내면 엄마는 "너희 거 다 먹었잖니" 하셨다. 오히려 아빠가 우리에게 갈치구이를 주려 하셨지만 엄마는 "이거 아빠 드실 거야" 하며 우리에게 안 된다 말씀하셨다. 물론 엄마 갈치구이를 탐낼 때도. 

계란말이도 그랬다. 우리 남매가 계란말이를 너무 좋아하기는 했지만 ㅎㅎㅎ 


그렇게 단호한 엄마도 내가 아플 때면 얼마나 따뜻하게 신경 써주셨는지 모른다.

cpechkis님 블로그에서 랄라가 이픈 이야기를 읽으며 어릴 적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어릴 적 감기에 걸렸을 때엔 갑자기 몸에 열이 나며 2-3일을 토하고 끙끙 앓았다.

침대에 누워 끙끙대고 있으면 (맘 편히 어리광을 부릴 수 있었다 *-*) 엄마가 와서 이마에 손을 얹어 주셨다. 

그리고는 무엇이 가장 먹고 싶은지 물어보셨다. 고기가 먹고 싶다고 했다. 그럼 그날 저녁에는 고깃집에 갔다. 

언니는 아프면 피자가 먹고 싶다고 해서 피자를 시켜 먹은 적도 있다 ㅎㅎ


아무튼 엄마 생각나서 써보는 이야기 :-)


 


이어지는 글 2018/05/06 - 역시 선물은 준비하는 즐거움 - 어버이날 컵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