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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림자와 화해하기: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김수현

by 통로- 2018. 1. 18.


크리스마스 방학 때 종로서점에서 본 책. 독일에 와서 다시 전자책으로 읽고 있다.


분석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개인이 드러내고 싶지 않아하는 성격을 부분을 "그림자"라고 했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그림자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림자는 완전히 없어질 수 없으며

그 그림자와 화해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 건강한 내면을 갖는 방법이라고 이야기했다.


출처: 나는 나대로 살기로 했다 - 김수현, 37% 페이지 (전자책으로 읽은 거라 정확한 페이지는 모른다.)









작년에 나의 그림자와 화해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오랫동안 끈기가 없고 의지가 부족하다 생각했다.

무엇인가를 정말 최선을 다해 해 본 적은 있지만 꾸준하지 못했다.


고등학교 입시와 대학교 입시 때?

그때는 진짜 열심히 했지만 그 이후로는 부족했다.


고등학교 1학년 성적이 최고였고 그 이후로는 조금씩 내려갔다.

대학 성적도 1학년 1학기가 최고였다.

처음에만 바짝 잘하고 점점 점수가 떨어지는....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가 하신 말씀이 항상 맴돌았다.

"너는 끈기가 부족해."





끈기가 부족한 줄 알았다.

하지만 작년에 내 자신과 화해를 하며 느낀 것은, 끈기가 부족한 게 아니라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시작하는 것이 문제였다.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한 번에 많은 것을 한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며, 전공 외 관심있는 분야의 수업을 듣고 몇몇 동아리 활동을 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봉사활동도 하고 교환학생도 다녀왔다.


전공 수업만 들으며 그것에만 집중했으면 좋은 학점으로 졸업했을텐데. 하지만 나는 하고 싶은 것이 많았다.

그래서 학점이 별로 좋지 않다. 대학생활은 학점보다 많은 것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지만 학점이 더 좋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학점은 증명서에 남아 평생을 따라다니니 말이다. 적어도 첫 번째 직장을 구하기까지는.

유학 갈 때도 학점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에서 나는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을 다 했다.

독일에 오니 안 되더라.

독일어로 전공수업 이해하는 것도 어려운데 동아리, 봉사활동까지 하자니 많이 벅찼다.

(그래도 1학년 때 동아리, 봉사활동에서 만난 친구들과 지금까지 잘 지낸다.)


내게는 (독일어로 진행되는) 전공 수업 듣는 시간, 예습 복습하는 시간 외에도 쉴 시간이 필요했다.

푹 쉬고 나면 머리에 다시 공부할 공간이 생겼다.


그래서 1년동안 동아리 활동을 접고  학교 생활에 집중하기로 했다.

매번 예습, 복습을 하고 학기 시작부터 시험공부를 했다.

시험 기간이 따로 없었다. 매일이 시험 기간이었다.


그리고 쉴 때는 푹 쉬었다.

아무것도 안 하기도 하고 친구랑 요리도 해 먹고, 독일 가족과 음악회도 가고.


그렇게 1년을 하고 나니 졸업에 필요한 시험을 모두 끝낼 수 있었다.

몇몇 과목에서는 좋은 점수도 받았다.





나의 그림자와 화해하기로 했다.

끈기 없다고 생각했던 그림자와 화해하고 한 번에 하나씩만 집중하기로 했다.


또 엄마를 이해하게 되었다.

엄마는 의지가 강하고 하나에 집중하는 성격이라는 것을.

나는 하나에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것을 시도해보고 거기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낸다는 것을.

그래서 엄마가 보기엔 내가 의지가 약해 보이고 포기가 쉬워보이는 것이었다.





이런 이유로 나의 2018년 목표는 단순하게 살기다.

나의 그림자를 잘 알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에 집중하는 1년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