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즐거움 - 먹을 것을 나누어 먹는 사이

2022. 6. 20. 18:33일상 Alltag/함께 사는 즐거움 WG

2022년 6월 20일 월요일 오전 11:30 베를린 WG 부엌

 

 

 

날이 추워서 미역국을 끓였다. 김치 같은 게 필요해서 자우어크라우트로 볶음김치를 만들고 있었다. 누군가 들어왔다. 알렉스였다. 나는 바쁘게 요리를 하고 있었다. 나는 부엌 앞 복도 재료를 넣어두는 선반에 참기름과 설탕을 넣으러 갔다. 부엌에서 나온 알렉스가 나에게 무엇인가 내민다. 응??? 초록색 쓰레기 같아 보였다. 속으로 생각했다.

‘왜 나한테 쓰레기를 주지?
(1초... 2초....) 아!!!!’

초콜릿이었다. 초록색 포장지에 담긴 반쯤 먹고 남은 초콜릿이 꼭 초콜릿 쓰레기처럼 보였던 것이다. 나는 초콜릿 한 조각을 집어 들고 환하게 웃으며 알렉스에게 고맙다고 했다. 알렉스 마음이 예뻤다. 2초 동안 이것이 무엇인지 어리둥절한 나 자신이 너무 웃겼다.

나는 6명이 함께 부엌과 화장실 2개를 공유하는 셰어하우스형 기숙사에 산다. 살다보면 얼굴 붉힐 일도 있고, 못마땅한 일도 있기 마련이다. 가족과 비슷하다. 이럴 때 우리 기숙사에서는 음식을 하나 내민다. 썰고 있는 과일 한 조각, 막 구운 초코 브라우니 한 조각, 닭볶음을 올린 또띠야 한 조각, 독일식 동그랑땡 하나, 독일식 만두 Maultasche 몇 개. 이렇게 음식을 나누어먹다 보면 조금 삐치고 불만이었던 마음이 사르르 녹는다.

함께 사는 친구들은 가족과 비슷한 면이 있다. 붙어 있으면 귀찮고, 누군가 어디 여행이라도 가면 며칠 지나면 잘 지내나 궁금하다. 언제 집에 오니 기다려지기도 하고. 오랜만에 만나면 무지 반갑다. 태어난 나라, 문화, 나이, 전공, 성격도 모두 다른 여섯 명이 함께 살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 아닐까.


마리아가 만든 또띠아와 내가 사온 수박







만두도 한 조각 건네본다(왼쪽), 마리가 만든 타코가 아니라 다른 이름이 있었다(오른쪽)








부엌에 두고 함께 키우는 꽃

 

 

 

 

알렉스가 만든 감자... 흠 뭐라고 하지? 감자전? 깊은 감자맛이 났다. 그 말은 감자맛 밖에 안 났다는 이야기 ㅎㅎ

 

 

 

 

 


 

덧붙이는 이야기

그나저나 오늘 처음으로 미역국에 참치를 넣어 끓여보았는데
정말 맛있다!

1. 미역을 물에 불린다.
2. 냄비에 참치에 들어있던 올리브유와 참기름을 넣어 달군다. 
3. 불린 미역을 볶는다. 미역이 연두빛이 나면
4. 물을 넣고 끓인다. 물이 팔팔 끓으면
4. 파, 다진 마늘, 간장, 소금, 참치를 넣고 한 번 더 끓인다.

 

과테말라에서 먹던 것처럼 국에 아보가토를 넣어 보았다. 맛있다!!!

과테말라에서 소고기 뭇국 비슷한 국에 아보카도를 넣어 먹더라. 처음 봤을 때는 이상할 것 같았지만 먹어보니 맛있었다. 기숙사에 사는 페루 사람 후안이 말하길 페루에서는 아보카도가 채소란다. 소금을 넣어 요리해서. 브라질에서는 설탕을 넣어 먹어서 과일이라고. 중남미에는 아보카도가 많으니 다양하게 요리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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