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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Alltag/하루하루가 모여 heute

세상은 좁다 - 5년 만에 만난 나호코

by 통로- 2017. 6. 21.


독일에서 첫 룸메이트 나호코.

독일에 와서 첫 달, 어학원에서 소개해주었던 홈스테이에 살았다.

그때 함께 살았던 친구가 일본에서 온 나호코다.


독일생활을 함께 시작했던 친구



나호코와 함께 했던 홈스테이 아침식사






독일어 전혀 못하던 나를 데리고

매일아침 지하철, 버스 노선표를 보며 학원에 갔던 나호코.


나는 그냥 나호코만 따라가면 되었다.

매일 아침 버스 정류장에서 나호코에게 "너도 핸드크림 바를래?" 

그렇게 우리는 매일 아침 버스를 기다렸다.









독일의 겨울 아침

버스타고 기차 갈아 타면서.









가끔 수업이 끝나고 함께 중국 누들 먹고

집에 와서 독일어 공부하는 셈 TV 시청하고

함께 미역국도 만들어 (물만 부으면 되는) 먹었다.



나호코는 예의 바르고 배려심이 많은 친구였다.

오사카 사람이라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기도 했다.

나는 영어로 나호코는 독어로, 완벽한 대화는 아니었지만 우리는 서로를 잘 이해했다.





그렇게 한 달을 함께 살고 나호코는 대학 기숙사로 이사했다.

나도 어학원 학생 3명이서 함께 사는 WG로 이사했다.


그 후로도 종종 나호코와 연락을 했다.

나호코는 뒤셀도르프 대학에서 한 학기 동안 교환학생으로 있었다.

일본으로 떠나기 전에 우리는 다시한 번 만나

홈스테이 할머니를 위한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나호코는 일본으로 돌아갔고 가끔 연락을 주고 받았다.


괴팅엔 대학에서 두 번째 학기가 시작될 즈음

나호코에게 이메일이 왔다.

혹시 괴팅엔에서 공부하고 있냐고, 자신의 남자친구도 괴팅엔에 교환학생을 와서 음악학 수업을 듣는데

나와 비슷한 이름이 있어 물어본다고 한다.


뒤셀도르프에서 함께 살 때 나호코 남자친구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학교 오케스트라 동아리에서 만났다는 친구.

나호코는 매일 남자친구에게 메일을 썼다.


그 남자친구가 나랑 같은 수업을 듣는다고?


생각해보니 음악학 수업에 동양인 남자가 있었다.

설마 그 친구가 나호코 남자친구일 줄이야!


그렇게 다음 음악학 수업 시간에 그 친구에게 인사를 했다.

그렇게 료또를 알게 되었다.

료또는 음악을 정말로 사랑하는 음악학 석사생이었다.

교환학생으로 와서 1년 동안 있을거라고.

우리는 서로 세상이 정말 좁다 얘기했다.


그렇게 료또에게 나호코 소식을 들었다.

친구들과 함께 종종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보러 갔다.












나호코를 기다리며 찍은 사진.


그리고 오늘 나호코를 괴팅엔에서 만났다.

무려 5년 만에!!


료또가 박사과정 중 괴팅엔 대학으로 1년 교환학생을 왔다고.

둘은 작년에 결혼을 했단다.

나호코는 유치원 교사 자격증이 있어 독일 유치원에서 일 할 계획이라고 한다.

5년 만에 만난 우리는 너무나 반가웠다.














나호코 단골집이라는 베트남 식당에서 쌀국수를 먹었다.

우리는 언제나처럼 사진을 찍었다.

음식 사진, 음식과 함께 얼굴 사진 :-)


그리고 기나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뒤셀도르프에 돌아가 다시 오사카에서 대학을 마친 이야기,

취업 준비를 하던 시간,

유치원교사 자격증 공부를 하던 시간 등.


이메일에서 몇 줄 글로만 읽었던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었다.


내 이야기도 했다.

뒤셀에서 언어를 끝내고 괴팅엔으로 온 이야기,

대학 생활, 시험 준비, 기숙사 이야기, 동생이 독일로 온 이야기 등


앞으로의 계획,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도.


그리고 우리는 얘기했다.

세상 참 좁다고 :-)

좁아서 참 좋다고!





덧붙이는 글:

다음날 사진을 보내며 나호코에게 썼던 편지


Liebe Nahoko, 


wie war dein Tag heute? Ich fand gestern sehr schön, dass wir lang geredet haben. Als ich gestern zu Hause ankam, habe ich über unser Treffen ins Tagebuch geschrieben. Du warst mein erste Mitbewohnerin in Deutschland. Ich hab das Leben in Deutschland mit dir angefangen :-) 


Jeden Morgen sind wir zusammen aus dem Haus gegangen und haben an der Haltestelle auf den Bus gewartet. Da habe ich dich oft gefragt, ob du auch Handcreme haben möchtest :-) 


Dann bin ich zur Stadtbücherei gegangen, weil ich da nachmittags meinen Kurs hatte. Jeden Morgen habe ich so fleißig gelernt, hatte ich aber immer noch viele Wörter übrig, die ich nicht kannte. Gestern und heute habe ich noch mal an meine vergangenen Zeit in Deutschland gedacht. 


Ich bin froh, dass ich noch in Deutschland bin und bald mein Studium fertig mache. Und auch dich wieder in Göttingen getroffen habe! Das war ein fröhlicher Zufall :D 


Ich wünsche dir einen schönen Ab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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