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 핸드폰을 보니 문자가 와있다.
저녁 7시 반에 도착한 문자.
"도서관에서 핸드폰 충전기를 발견했어. 충전기에 네 전화번호가 써있는데 네 것 맞니?"
오래된 스마트폰이라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
그래서 매일 충전기를 가지고 다닌다.
도서관에서 공부를 끝내고 가방 챙기며 책상 밑에 꽃아둔 충전기를 깜박했나 보다.
책가방을 살펴보니 역시 없다.
"응, 그거 내 것 맞아. 문자보내줘서 고마워."
"도서관 1층 안내 데스크에 맡겨 놓았어."
내 성격이 좀 덤벙거린다. 뭔가를 잘 흘리고 다닌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학교에 꼭 가지고 가야 하는 목록을 써두고 아침마다 확인한다.
외출 전에는 화장실 불 확인, 방 창문 확인, 전기 레인지 확인을 한다.
기차에서 내리거나 도서관에서 나올 때 다시한 번 내 자리를 확인한다, 뭐 두고 온 거 없나.
중학교 때 핸드폰을 고속버스터미널 매점에 두고 온 적이 있었다.
다음날 가서 다시 찾았다.
고등학교 때 핸드폰을 음악회 좌석에 두고 나왔다.
마음씨 좋은 사람이 연락을 해주어 찾았다.
그 이후로는 자주 가지고 다니는 물건에 연락처를 적어두는 습관이 생겼다.
다이어리, 우산, 핸드폰 (핸드폰 케이스에 네임 스티커), 핸드폰 충전기, 노트북, 노트북 충전기, 보온물병, 지갑 등.
핸드폰, 보온물병이 다시 돌아왔다.
다른 것은 다행히 아직 잃어버린 적이 없다 :-)
오늘 도서관 가서 찾아 온 핸드폰 충전기.
세상에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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