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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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m Paper 기말 페이퍼 - 오늘 한 글자도 못 썼지만 괜찮아
2021년 9월 15일 수요일 오후 6시 오늘 할당된 공부를 끝냈다. 요즘 나는 기말 페이퍼를 쓰고 있다. 공부하며 연구 노트를 작성한다. 오늘 어떤 공부를 했고 나의 컨디션은 어땠는지. 연구 노트를 쓰고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더 남아있을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생산적인 날은 아니었다. 글을 하나도 못 썼기 때문이다. 그래도 저널 논문을 읽었고 이해했고 기말 페이퍼에 쓸만한 내용을 표시했다. 무엇인가 했으니 됐다.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아빠 차를 타고 언니가 살고 있는 A시로 왔다. 나는 앉아만 있었는데도 3시간 장거리 운전에 피곤했다. 언니네 집에서 점심을 먹고 조카 얼굴을 잠깐 본 후 언니 집 건너편에 있는 우리 집으로 왔다. 낮잠을 잔 후 공부를 시작했다. 머리가 아팠다. 잠이 부족해..
2021.09.15 -
수도원에서 보내는 하루
2021년 9월 9일 목요일 밤 9시 수도원에서 보내는 첫날이다. 저녁 식사 중 맞은편에 계신 수녀님이 물어보셨다. "왜 피정에 오시게 되었어요?" 나는 6년 전 스페인 순례길을 시작한 이야기부터 작년에 걸었던 베를린 순례길, 이번 여름 한국에서 걸었던 순례길을 말씀드렸다. 길 위에서 나를 찾았듯, 수도원에 머무르며 나를 찾아가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데미안에 나온 구절처럼. 인간의 일생이라는 것은 모두 자기 자신에게 도달하기 위한 여정이다. Das Leben jedes Menschen ist ein Weg zu sich selber hin, der Versuch eines Weges, die Andeutung eines Pfades. (데미안, 헤르만 헤세 Demian, Hermann Hes..
2021.09.09 -
공부가 너무 하기 싫은 날
2021년 9월 9일 수요일 오후 1시 우리 집 내 방 공부가 너무 하기 싫은 날이 있다. 주로 제출 기한에 맞추어해야 하는 과제나 온라인 시험이 그렇다. 그냥 해서 내면 되는데 그냥 하기 싫다. 과제와 온라인 시험을 미리 차근차근 준비했는데도 마지막에 하기 싫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무엇인가 하기 싫은 것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이유를 찾고 문제를 해소하고 공부하면 되지만 시간이 허락되지 않을 때가 있다. 당장 제출해야 한다. 이럴 때는 내가 그동안 무엇인가를 너무 하기 싫었던 때를 떠올려본다. 일요일마다 조교로 일했던 악기 박물관 꿈의 직장 같았던 악기 박물관에도 가기 싫은 날이 있었다. 이유는 딱히 없었다. 일요일 아침 일어나기 힘들었고, 왜 나는 일요일에도 쉬지 못하고 일해야 하나 푸념이 나..
2021.09.09 -
맥주에 빨대
2021년 9월 8일 수요일 오후 우리집 내방 점심 식사를 준비하는 엄마가 물어보신다. 엄마: 뭐 먹을 거야? 나: 나는 사과 먹을 거야. 아침을 안 먹은 나는 사과를 먹기로 했다. 사과를 먹고 두 시간이 흘렀을까. 배가 고파 부엌으로 가 늦은 점심을 준비했다. 식탁에 놓여있는 경쾌한 맥주캔. 거기다 빨대까지. 엄마의 점심 식사가 상상된다. 등산을 다녀온 후 식탁에 앉아 차가운 맥주를 빨대로 들이켜는 엄마의 상쾌한 표정. 고등어구이를 맛있게 먹는 엄마. 식사 다 하고 그릇을 식기 세척기에 넣는 엄마. 얼음을 가득 넣은 커피 한 잔에 치즈케이크 맛 에이스 과자를 먹는 엄마. 우리 엄마는 귀여운 모순덩어리다. 매일 살을 빼야한다고 하면서도 점심 때 맥주 한 캔을 마신다. 엄마는 치킨을 좋아한다. 지난번에 내..
2021.09.08 -
알록달록한 구슬을 모으는 사람
2021년 9월 3일 금요일 새벽 6시 in B 내 말을 듣던 친구가 말했다. "네 이야기를 들으니 힐링받는 느낌이야. 나도 사실 나를 비주류라고 생각했어." 어제 친구를 만났다. 우리는 화덕 피자와 리조또를 맛있게 먹은 후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길을 걸어 카페로 향했다. 따뜻한 캐모마일 차와 자몽에이드를 앞에 두고 대화를 이어갔다. 친구가 나에게 물었다. 악기는 더 이상 하지 않느냐고. 나는 친구에게 말했다. "사회학 공부를 시작했을 때 음악을 그만둔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사회학을 공부하면서 보니까 음악이 나를 많이 형성했더라고. 어릴 때부터 음악을 통해 사람들을 만났고 세상을 보았거든. 나의 여러 습관도 음악 덕분에 생겼고, 음악 덕분에 다양한 경험도 해보았어. 음대 다니며 들었던 교양수업, 교환학..
2021.09.03 -
아침 루틴 모임 :: 하루를 함께 시작하기 (블로그 하는 보람)
2021년 9월 2일 목요일 오후 버스 안 아침 루틴 모임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기 어려웠다. 어제저녁 평소보다 늦게 잠들었지만 오늘 아침 눈이 떠지는 시간은 비슷했기 때문이다. 화장실에 다녀와 다시 잤다. 오늘은 밖에서 일정이 있는 날이라 정해진 시간에 준비하고 나와야 했다. 정해진 시간에 나오기 위해 알람을 맞추어 두었다. 알람이 울리기 전부터 깨어있었지만 정말로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아침 루틴 모임 채팅방에 인증을 해야 하니까 겨우 일어났다. 아침 루틴인 요가와 명상을 했다. 요가와 확언 명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질 것을 알고 있지만 별로 하고 싶지 않은 날이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요가와 확언 명상을 하니 기분이 좋아지더라. 요가와 명상을 마치고 샤워하고 준비를 해서 ..
2021.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