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읽는 책 '인생 수업'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데이비드 캐슬러 (류시화 옮김)

2022. 5. 4. 00:06일상 Alltag/시와 글과 영화와 책 Bücher

2022년 5월 3일 화요일 베를린

 

 

 

<인생 수업> 책은 나에게 참 특별한 책이다. 베를린에서 자원봉사교육을 받으며 알게 된 책. 읽자마자 꼭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 두고두고 읽고 싶었기 때문이다. 2019년 겨울에 책을 읽기 시작해서 2021년 여름에 모두 읽었다. 일 년 반이 걸린 셈이다. 2022년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조금씩 읽고 있다. 

 

 

 

책을 만나게 된 날

 

<인생 수업>은 필요한 시기마다 손이 가는 책이다. 삶의 어려운 시기에 찾게 된다. 삶이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을 때. 예를 들어 몸이 아플 때, 실패했을 때 손이 간다. 책을 처음 읽었던 2019년 가을에 나는 버스 사고로 다친 꼬리뼈가 회복되지 않아 마음고생을 하고 있었다. 학업으로 바쁠 시기였지만 공부를 못하니 답답했다. 그때 토요일마다 자원봉사자 교육을 받았다. 몸이 아프거나 치매에 걸린 독일 이민 1세대 위한 자원봉사였다. 1960-70년대에 독일에 간호사와 광부로  오신 분들이 이제는 70-80대가 되셨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치매로 독일어를 잊어버린 분들을 위해 병원에 함께 가고 장을 보고 산책을 함께 하는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 나는 두 달 동안 봉사자교육을 받았다. 책상에 앉아서 수업 받다가 꼬리뼈가 아프면 뒤에 가서 서서 들었다. 수업을 받던 어느날 자원봉사교육 사무실에서 <인생 수업> 책을 발견했다. 

 

오랫동안 내가 기다려왔던 책 같았다. 한국에 계신 아버지께 연락해 <인생 수업> 책을 보내달라 부탁드렸다. 아버지는 책을 사서 읽어보신 후 나에게 보내주셨다.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인데, 한국 집에 <인생 수업> 책이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이미 책을 한 번 읽어보셨다고. 

 

 

 

 

 

 

책을 다 읽은 날

 

2019년에 책을 시작하여 필요한 시기마다 읽었다. 2021년 나는 한국에서 6개월을 보냈다. 한국에 있으며 아버지의 책으로  <인생 수업>을 모두 읽었다(내 책은 독일에 있었다). 친한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지하철에서 마지막 장을 읽었다. 눈물이 글썽했다. 

 

'드디어 책을 다 읽었구나. 책이 나에게 말하려 했던 것은 이것이었구나.'

 

2022년부터 아침 루틴으로 <인생 수업>을 원서로 읽고 있다. 영어로 읽으니 또 다른 느낌이다. 이 책을 조금이라도 일찍 만나게 되어 반갑다. 오늘은 한국어 책 뒷부분 '용서와 치유의 시간', '살고 사랑하고 웃으라' 챕터에서 발췌한 글을 옮겨본다. 책 앞부분 내용은 포스팅 마지막에 링크 주소를 남겨두었다.

 

 


 

 

 

독서 카드

 

 

 

 

그녀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난 멋진 삶을 살았어요. 그것이 나를 행복하게 해요. 여러 해 전 난 삶에서 나 자신을 오래도록 즐겁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선택하는 법을 배웠어요. 간단한 것 같지만, 그것이 인생이에요. 너무 많은 상황들이 얼굴을 내밀죠. 전에 한 번 경험한 적이 있는 일이라면, 좋든 나쁘든 그것에 대해 어떻게 느꼈는지 기억할 수 있을 거예요. 나는 좋은 쪽을 선택하는 법을 배웠어요. 전에 경험하지 못한 일이라면, 그것을 선택한 뒤에 어떻게 느낄지 상상하는 거예요. 내가 오랫동안 불행했던 이유는, 내 기분을 좋지 않게 만들 일들을 선택했기 때문이었어요. 마침내 난 삶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갖게 만드는 것을 선택하는 법을 배웠어요. 자기 자신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갖게 하는 것, 다른 사람에게 좋은 느낌을 갖게 하는 것,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기고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겁니다. 그러면 당신은 사랑과 삶과 행복을 선택하게 될 거예요. 그만큼 간단한 거예요.”

<인생 수업> 252쪽

 


 

 

행복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가 아니라, 일어난 일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행복은 일어난 일을 우리가 어떻게 해석하고, 인식하고, 그 전체를 어떤 마음 상태로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결정됩니다. 

<인생 수업> 242쪽

 


 

 

우리가 씨름하는 가장 큰 역설 중 하나가 바로 우리 자신의 어두운 면, 그림자가 드리운 면입니다. 우리는 그것들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지만, 우리의 ‘어두운 면’을 내쫓아 버릴 수 있다는 믿음은 비현실적이고 실현 불가능한 생각입니다. 오히려 우리 자신의 반대되는 힘들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합니다. 균형을 찾는 일은 힘들지만, 그것이 삶의 일부입니다. 이것을 낮이 지나면 밤이 오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경험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밤이 결코 오지 않을 것처럼 가장하는 것보다 더 큰 평화를 발견할 것입니다. 삶에는 폭풍우가 있습니다. 폭풍우는 항상 지나갑니다. 밤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는 낮은 없고 영원히 지속되는 폭풍우는 없듯이, 우리 삶이라는 추위에서 앞뒤로 오가며 좋고 나쁨, 낮과 밤, 음과 양을 경험합니다. 우리는 종종 우리 자신이 배워야 하는 것을 스스로에게 가르칩니다. 

 

인간은 이런 역설들과 수많은 밀고 당김 속에서 살아갑니다. 우리의 행복이 외부 환경에 달려 있지 않다는 것도 맞는 말이지만, 우리는 그 진실과 이 현실 세계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 249쪽

 


 

용서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짓밟고 가도록 내버려 둔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용서하려면 우리에게 상처를 준 상대방의 당시 상태가 최선이 아니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들은 인간이고, 실수를 한 것이고, 우리와 마찬가지로 상처를 받았습니다. 궁극적으로 용서는 자신 안에서 일어납니다.

 

용서는 자기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한 행동은 행동에 불과할 뿐입니다. 우리는 그 사람의 행동을 용서할 필요가 없으며, 단지 그 사람을 용서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 230쪽

 


 

 

용서의 첫 단계는 그들을 다시 인간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들은 실수하고, 때로는 나약하고, 둔감하고, 혼란스러워하고, 고통스러워합니다. 그들은 실수투성이고, 부서지기 쉽고, 외롭고, 궁핍하고, 정서적으로 불완전합니다. 다시 말해, 그들은 우리 자신과 똑같습니다. 그들 역시 오르막길과 내리막길로 가득한 인생 길은 걷고 있는 영혼들입니다.

 

그들은 무지하고 나약한 인간으로 인식한 다음에는, 자신의 분노를 자각해야 합니다. 베개를 뒤집어 쓰고 소리를 지르거나, 친구에게 화를 털어놓거나, 울부짖는 등 분노를 발산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면서 막힌 에너지를 분출해야 합니다. 그러면 분노의 감정 밑에 깔린 슬픔, 고통, 증오와 상처를 발견할 것입니다. 그것을 찾고 난 후엔 그런 감정들을 충분히 느껴야 합니다.  그 다음 단계가 가장 어렵습니다. 이제는 그 감정들을 풀어 주어야 합니다. 용서는 당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 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들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들이 한 행동은 당신보다는 그들의 세계, 그들 자신의 문제와 더 많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들과의 감정적인 고리를 끊을 때 우리는 자유를 발견할 것입니다. 누구나 해결해야 할 문제를 지니고 있으며, 그것은 우리와는 관계없는 일입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의 평화, 우리 자신의 행복입니다.” 

- 232-233쪽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폭풍우에 시달릴 때,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왜 그렇게 많은 시험이 주어졌는지, 신은 왜 그렇게 무정한지 의아해할 수도 있습니다. 시련을 겪는다는 것은 바닷가에 깔려 있는 자갈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당신은 여기저기 다치고 멍이 들지만, 전보다 더 윤이 나고 갑지게 됩니다. 당신은 이제 훨씬 더 큰 배움, 더 큰 도전, 더 큰 삶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모든 악몽은 언젠가는 삶의 일부인 축복으로 바뀝니다.

 

상실은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무엇이 소중한지 보여 주며, 사랑은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가르쳐 줍니다. 관계는 우리 자신을 일깨워 주고 놀라운 성장의 기회를 가져다줍니다. 두려움, 분노, 죄의식, 인내심, 시간조차도 훌륭한 교사가 됩니다. 삶의 가장 어두운 시간에도 우리는 성장하고 있습니다.

- 258쪽

 


 

이 세상이 하나의 학교라면, 상실과 이별은 그 학교의 주요 과목입니다. 상실과 이별을 경험하면서 우리는 필요한 시기에 우리를 보살펴 주는 사랑하는 이들, 또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손길을 자각하기도 합니다. 상실과 이별은 우리의 가슴에 난 구멍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이끌어 내고, 그들이 주는 사랑을 담아둘 수 있는 구멍이기도 합니다.

- 83쪽

 


 

우리는 각각 다른 시기에 각각의 방식으로 상실을 경험합니다.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기까지 저마다 유예 기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가 되면 그 감정들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준비될 때까지 그 감정들은 어딘가에 안전하게 숨어 있습니다.

- 97쪽

 


 

누군가를 또는 무언가를 잃게 되었을 때 느끼는 감정은 그것이 무엇이든 당신이 마땅히 느껴야 할 감정입니다.

- 87쪽

 


 

마찬가지로 눈을 뜨는 매일 아침, 당신은 살아갈 수 있는 또 다른 하루를 선물 받은 것입니다. 당신은 언제 마지막으로 그 하루를 열정적으로 살았나요?

 

이번 생과 같은 생을 또 얻지는 못합니다. 당신은 이 세상에서처럼, 이런 방식으로 이런 환경에서, 이런 부모, 아이들, 가족과 또다시 세상을 경험하지는 못합니다. 당신은 결코 다시 이런 친구들을 만나지 못할 것입니다. 다시는 이번 생처럼 경이로움을 지닌 대지를 경험하지 못할 것입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바다와 하늘과 별 또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마십시오. 지금 그들을 보러 가십시오.

- 261쪽

 


 

 

삶이라고 하는 길고 때로는 낯선 여행지에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발견합니다. 그중에서 우리는 대부분 우리 자신을 발견합니다. 나는 진정 누구인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삶의 가장 빛나는 시기에, 그리고 어두운 골짜기에서 우리는 진실한 관계가 무엇인지 배웁니다. 분노, 눈물, 두려움을 밀치고 나아갈 용기를 발견합니다. 무엇보다 신비한 것은, 인간은 행복을 발견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이미 다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비록 동화처럼 완벽한 삶은 아니더라도, 의미들로 가슴을 가득 채우는 진정한 사람을 살 수 있습니다. 

- 265-266쪽

 

 

 

 

 

 

삶은 넘어지고 일어남의 반복이다.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고, 견디고 버티고 묵묵히 걸어간다. 넘어진 순간에는 그 상황만 보이니 실망하고 슬프고 마음이 아프다. 이때 <인생 수업> 책을 떠올린다. 삶의 마지막에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생각할까. 

 

 

- 많이 힘들지? 정말 힘들겠다...

 

- 괜찮아, 잘 해왔어. 

- 다시 일어날 수 있어.

-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어. 

 

- 네 주변에는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 마음이 힘들 때 그들에게 연락해봐.

 

- 그 순간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어서 고마워.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는 동안 네 자신을 잘 돌보아 주어서 고마워. 

덕분에 나는 삶에서 여러 경험을 하게 되었네. 내 삶이 참 다채로웠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나를 응원한다. 

 

 

 

 


 

인생 수업 1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류시화 옮김

인생 수업 2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류시화 옮김

인생 수업 3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류시화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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