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돌(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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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이 찾아오는 시기 - 나만의 매뉴얼 (베를린 순례길, 떼제, 글쓰기)
2020년 9월 19일 토요일 늦은 오후 베를린 P 지난 5일 동안 게으름이 찾아왔다. 예전에는 게으름이 찾아오면 의지로 이겨내고자 했다. 하지만 이제는 게으름을 그냥 둔다. 다 이유가 있어 찾아온 거니까. 마음 저 깊은 곳에는 '이 시기에 게으르면 안 되는데' 목소리가 아직도 남아있지만 그래도 괜찮다. 변화는 천천히 찾아오니 말이다. 게으름이 오기 전 이미 알고 있었다. 게으름이 올 것이라는 걸. 최근 몇 년 게으름을 분석해보니 다 그만한 이유가 있더라. 1. 신체적 에너지를 소진했다. 2. 부담되는 일이 있다. 게으름은 왜 왔을까? 1. 신체적 에너지를 소진했다 -> 작은 번아웃 신체적인 에너지를 모두 소진해버렸을 때 게을러진다. 몸의 당연한 반응이다. 작은 번아웃이라 할 수 있다. 학기 초 너무 열..
2020.09.20 -
독일어 번역 세계 입문기
2020년 9월 1일 화요일 새벽 4시 21분 베를린 어쩌다 보니 새벽 4시다. • 토요일에는 순례길 + 번역 과제를 내며 하얗게 불태웠고• 일요일은 비 오는 순례길 (가장 많이 걸은 날) + 저녁 일정 + 변역 과제를 하며 또 하얗게 불태웠고• 월요일 저녁에는 지난 학기 수업 Wissenschaftsdeutsch 포트폴리오를 쓰며 또 한 번 하얗게 불태웠다. 3일 동안 늦은 밤까지 압박을 견디며 무엇인가 제출했다. 평소라면 이런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 3일은 어쩔 수 없었다. 번역 수업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람, 새로운 학교, 새로운 학문, 새로운 도시, 새로운 나라 등 무엇인가 새롭게 시작할 때는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아무튼 3일 밤을 하얗게..
2020.09.01 -
오늘의 발견 :: 숨어있던 복근이 등장했다
2020년 8월 27일 베를린 나에게!!! 복근이 생겼다. 태어나서 처음 만난 복근이라 조금 많이 기뻐서 블로그에 기록해본다. 오늘 아침 처음으로 핑크색 근육(사진)을 발견했다. 그동안 복근 운동을 하면서 배에 힘을 주고 있을 때만 느껴지던 그 근육이 드디어 얼굴을 드러냈다. 거울에 비친 핑크 근육은 감동이었다. 두 달 전 유튜브를 보며 복근 운동(이라 하기엔 거창하고 뱃살 빼기 운동)을 시작했다. 땅끄 복근 운동을 하다가 발레테라핏(Ballet Thera Fit)으로 넘어갔다. 발레테라핏이 여성의 몸에 더 알맞은 운동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에. 복근 운동을 매일 할 수 없었다. 왜냐? 너무 힘들어서 ㅋㅋㅋ 하지만 복근 운동을 하지 못 한 날에도 팔 운동, 다리 운동은 꾸준히 해주었다. 다른 운동을 하면서 ..
2020.08.27 -
나에게 다정한 사람
2020년 8월 27일 목요일 아침 나에게 다정한 사람이 되기로 했다. 오랫동안 성취지향적인 삶을 살았다. 내가 세운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화가 났다. 나 자신을 '성취'로만 평가했다. 나는 나라는 존재만으로도 충분한데 말이다. 꼭 무엇을 잘하지 않아도, 무엇인가 이루지 않아도 나로서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나에게 다정한 사람이 되어주기로 다짐하고 마음을 챙겼다. 나의 그림자와 화해했다. 몸을 챙기기 시작했다. 몸의 기능에 집중하며 잘 먹고 잘 자고 잘 소화시키는 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더 예뻐질 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집중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몸을 사랑하기로 했다. 건강한 몸에게 매일 아침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아침 산책을 시작했다. 아름다운 자연을 눈에 마음껏 담았다. 좋은 공기를 마시..
2020.08.27 -
어느 월요일의 기록 - 앉아만 있는 날 (소논문/ feat. 비룡, 신난다)
2020년 8월 10일 월요일, 더운 여름날 공부가 끝났을 때 (마지막 Sitzung) 책상의 모습. 팀 2집을 오랜만에 들었다. 고등학교 때가 떠올라 미소가 지어졌다. 온도가 32도까지 올라가는 더운 날이었다. 동생이 준 미니 선풍기가 열일했다. 하루를 기록하는 연구 노트. 8월은 하늘색과 주황색으로 색을 입혔다. 2020년 8월 10일 월요일의 기록 아침에 일어나 명상과 요가를 하고 조금 꾸물대다 산책을 나갔다. 더운 아침이었다. 돌아오는 길 이번주 아침 식사로 먹을 과일을 잔뜩 사 왔다.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렸더. 신나는 음악이 듣고 싶어졌다. 비룡의 신난다(feat. 마마무)를 틀었다. 오늘 하루 신나게 놀아보기로 했다. 소논문 쓰며 놀기로 했다. 방학에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순례길을 걷는다. 베..
2020.08.10 -
법정, 스스로 행복하라 :: 헬렌 니어링의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아버지와 함께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해 부모님 댁으로 보낸다. 아버지는 책을 읽고 나에게 보내주신다. 법정 스님 를 읽고 아버지께 문자를 보냈다. 밑줄 그은 문장과 음식 사진도. 아빠 법정 스님 책에서 이 장 기억나? 적극성 밝은 쪽으로 생각하기 깨끗한 양심 바깥일과 깊은 호흡 금연 커피와 술과 마약을 멀리함 간소한 식사 채식주의 설탕과 소금을 멀리함 저칼로리와 저지방 되도록 가공하지 않은 음식물 코로나 덕분에 집에서 간단한 요리를 해 먹거든. 밖에서 사먹는 일이 별로 없고, 학생 식당도 안 가니까. 그래서 요즘 지출이 가장 많은 부분이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사는 일이야. 최근에 먹은 식사 중 책의 내용과 가장 가까운 음식으로 선별해 보냈다 ;-) 법정 스님의 다른 글 보기 법정스님..
2020.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