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이야기 - 비자(비줌) 신청, 겁먹지 말아요!

2017. 6. 20. 19:36독일 대학과 새로운 학문 Uni/외국인 학생 생존기 Studieren



오늘 비자 신청을 하고 왔다.


학생비자 신청에 필요한 서류도 함께.


1. 재학증명서

2. 재정보증서

3. 건강보험증명서

4. 집 계약서 (기숙사)

5. 여권

6. 비자 연장 신청서

7. 증명 사진

8. 비자 신청비 80유로







"비자 신청, 겁먹지 말아요!"는 과거의 내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

그동안 비자 신청 준비를 하면서 이 나라에서 쫓겨나면 어쩌지, 걱정했었다.


아마 독일에 처음 온 사람들은 아마도 나처럼 걱정을 할테지.

외국인청의 그 표현할 수 없는 분위기..


비자 신청 걱정하지 마세요!









뒤셀도르프 Düsseldorf 에서 독일생활을 시작했다.

한국에서 2달 동안 어학원을 다니고 뒤셀에 있는 IIK 어학원에서 독일어를 공부했다.

여행용 비자로 입국을 해서 2개월 째 "학업준비비자"를 받으러 갔다.

(한국 사람은 3개월동안 무비자로 독일에 머물 수 있다.)


처음 외국인청에 갔을 때가 생각난다.

많은 외국인들이 한 방에 앉아있었고 모두 심각한 표정었이다.

나도 덩달아 심각해져서 혹시나 비자를 못 받는 건 아닌지 걱정을 했다.


(*걱정이 많은 성격이다.)


외국에서 거주 하기 위한 심사를 받는다, 우리나라 이민청에서 비자신청을 하는 외국인도 이런 기분일까?

그들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갔다.


예약을 하고 가지 않아 오랫동안 기다렸다. 그 때엔 이메일로 예약을 하는 방법도 몰랐다.

내 이름이 불리고 어떤 방으로 들어갔다. 콩닥콩닥...


"나는 독일에서 대학을 다니고 싶어. 지금은 어학원에서 독일어 배우고 있어."

당시 독일어를 잘 못해서 영어로만 했는데 운이 좋게도 나를 담당했던 아저씨가 영어를 잘 하셔서 무사히 비자신청을 했다.

그렇게 1년 비자를 받았다.









1년 후 다시 비자를 신청하러 갔다. 그때도 콩닥콩닥... 나 한국 가라고 하면 어쩌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이리 긴장이 되던지!

내가 이렇게 걱정을 하고 있으니, 어학원을 다니는 (나보다 독일에 더 일찍 온) 언니가 이렇게 말한다.


"그 사람들 너 쫓아내지 않아, 걱정마!"

















그리고 괴팅엔에 와서 비자 신청을 할 때엔 한결 수월해졌다. 

학업준비비자가 아니라 학생비자로 바뀌었기 때문에.


작년 비자 신청을 했을 때 5학기 째였다.

그 전에는 


1. 재학증명서

2. 재정보증서

3. 건강보험증명서

4. 집 계약서 (기숙사)

5. 여권

6. 비자 연장 신청서

7. 증명 사진

8. 비자 신청비 80유로


이렇게 가져가면 비자 신청이 끝났었다.

하지만 작년 비자신청을 할 때는, 외국인청 공무원이 "과 사무실에서 면담을 하세요. 학업이 언제 끝나는지."


멘붕이 왔다.

아, 공부를 빨리 끝내지 못하면 비자를 연장하지 못하는구나.

들어야 할 수업이 더 남았는데 어떡하지.. 한국 가야하나?


비자라는 것은 참 사람 마음을 작게 만든다.


그렇게 며칠을 홀로 멘붕상태로 지내다 친하게 지내는 한국 언니(나보다 더 오랫동안 괴팅엔에 있었던)에게 고민을 토로했다.

그러자 언니가 하는 말

"그거 5학기 이상 학생에게 다 물어보는거야! 너무 걱정마!"


그리고는 학교 행정실(사회학)과 외국인 학생을 담당하는 강사(음악학) 선생님과 면담을 했다.

어떤 수업을 더 들어야 하고 언제까지 학업을 끝낼 계획인지.

그 분들은 나와의 면담내용을 이메일로 학교 국제교류처에 보냈고 국제교류처는 그것을 외국인청으로 보냈다.


비자가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외국인청으로 갔다.

(비자 신청하고 새로운 거주허가증이 도착하기까지는 1-2개월이 걸린다.)

날 담당했던 분께, 지난번 면담해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니까 그건 나를 어떻게 하기 위한 게 아니라

5학기 이상 외국인에게 통상적으로 필요한 서류 중 하나라는 것이다.

위에서 그렇게 하라고 지시가 내려온 것이라고.

그렇게 걱정할 것이 아니었다고 미소를 지으며 말하셨다.


휴..






그리고 오늘 또 비자 신청을 하러 갔다.

위에 쓰인 1.-8.서류를 가지고!

가지고 간 서류는 "나의 파일"에 차곡차곡 정리가 된다.

독일 외국인청에는 거주하는 외국인마다 하나의 파일이 있다.

내가 뒤셀도르프에서 냈던 서류부터 오늘 낸 서류까지 한장한장 정리되어 있다.

한장씩 곱게 넣어 정리하는 정성이 고마울 정도!


서류 하나는 곧 편지로 도착 할 예정이라 스캔해서 이메일로 보낸다고 했다.

그렇게 15분 만에 끝났나?


아, 나 이제 비자 신청하면서 맘 졸이지 않네?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외국인청을 나온다.




비자(비줌) 신청,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준비해오라는 서류 잘 가지고 가서 이렇게 독일어 배우고 있다, 이렇게 대학 공부하고 있다 설명하면 돼요.

소심한 저는 "나 쫓아내는 거 아닌지..." 고민했지만 그들에겐 그냥 필요한 서류를 받아 정리하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에요.


5학기가 넘어 면담을 하라고 해도 겁먹지 마세요. 그냥 위에서 하라고 하니까 하는 거래요.

공부 속도가 느리다고 쫓아내려는 게 아니고요.



**비자 연장시 유의사항(괴팅엔): 비자 완료 6주 전에는 연장신청을 위한 약속을 잡아야해요. 저는 한달 전에 약속(이메일로) 잡아서 20유로 벌금 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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