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입양아 덴마크 친구 이야기 1 - 만남

2017. 5. 26. 07:08일상 Alltag/하루하루가 모여 heute


내게는 덴마크 친구가 하나 있다.

해외입양아를 위한 봉사단체에서 만난 친구.


나와 동갑인 유쾌하고 미소가 예쁜 친구.

첫만남 우동집 작은 테이블에 앉아 서로를 소개했다.

SH는 한국에 인턴쉽을 하러 왔다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한국어 공부를 위해 종종 만났다.


눈이 내리던 어느날 부모님 댁에 함께 놀러갔다.

버스터미널에서 우리를 데릴러 오신 부모님은 SH에게 궁금한 게 많으셨다.

덴마크에도 눈이 오는지 궁금하셨던 아빠는

"Denmark... winter .......   snow?"

완벽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셨다.


집앞 마트에 내려 엄마는

'SH야 반가워, 우리 집에 온 걸 환영해. 너가 좋아하는 게 뭐니? 맛있는 저녁 만들어줄게.' 를 영어로 말하는 대신 

SH를 향해 너무너무나 상냥하고도 깊은 미소를 지으셨다. 태어나서 처음 보았던 엄마의 그토록 상냥했던 미소.

(엄마는 영어 울렁증이 있다. 그 많은 의미를 함축적으로 미소 한 번에 보여주신 엄마의 표현력에 감탄!)






엄마가 정성껏 만들어 주신 저녁 식사





후식을 먹으며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을 때

아빠는 소리없이 브레테니커 백과사전을 들고 나와 거실 구석에 앉으신 다음 덴마크 부분을 정독하신다.

"덴마크에는 구릉이 많구나, 높은 산이 많지 않고!" 새로운 지식에 기뻐하시며 :-)


SH가 우리집에 오기 전 부모님께 미리 말씀드렸다.

"엄마아빠 혹시 궁금하시더라도 SH에게 왜 입양이 되었는지, 가족은 만났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피해주세요.

저도 아직 물어보지 않았거든요. 초면에 물어보는 것보다 나중에 친해진 다음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잠옷을 가지고 오지 않았던 SH는 우리엄마의 홈드레스를 입었고 예쁘다며 너무 좋아했다.

한국 가정에 초대받은 것이 처음이라며 참 좋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서울로 돌아와 함께 덴마크 음식을 해먹으며 자연스럽게 SH 한국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다.

SH는 몇 번이고 친엄마를 찾으려고 했지만 결국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봤으니 후회 없다고.


훌륭한 덴마크 부모님 밑에서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다고 했다.

SH 어머니는 건강상의 이유로 임신을 하지 못하게 되어 한국에서 SH의 언니와 SH를 입양하셨단다.

SH와 SH 언니가 어릴 적 젓가락을 사와 쥐여 주셨다고. 

한국인들은 유전적으로 젓가락을 잘 사용한다고 생각하셨단다 :-D

그 이야기를 듣고 한참을 웃었다. 


내가 독일에 오고 나서 며칠 후 SH가 이사를 하게 되었다.

부모님과 상의 후 내가 쓰던 전기주전자, 전자레인지, 그릇 등을 SH에게 주기로 했다.

(나는 독일에 오기 전 독립해서 살고 있었다.)








SH가 보내준 사진







덴마크에서 SH를 만난 이야기는 이곳에  ->  http://domi7.tistory.com/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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