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Alltag/가족 Familie(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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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 만난 가족 :: 괴팅엔 가족 만나러 가는 길
2019년 11월 30일 토요일 오후 베를린 중앙역 독일어 섀도잉을 하려고 핸드폰에 이어폰을 연결했다. 하지만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서 섀도잉을 할 수 없었다. 이곳은 베를린 중앙역이다. 사람이 정말 정말 많다. 중앙역 꼭대기 Gleis 13에 서있는데 양 옆으로 기차가 왔다갔다 해서 너무 시끄럽다. 섀도잉은 못하겠다. 섀도잉 대신 괴팅엔에 가는 마음을 블로그에 남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에서 살다보면 가족이 가까운 곳에 없다는 게 크게 느껴질 때가 있다. 좋은 독일인·한국인·외국인 친구가 있든, 남자친구가 있든, 여기서 가족을 이루었든 상관 없이 엄마아빠가 보고싶을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친한 독일인 친구 고향집에 초대를 받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오는 길 마음 한 켠엔 '나도 부모님이..
2019.11.30 -
시 - 신라면의 오징어
신라면의 오징어 -통로- 신라면에는 커다란 버섯 건더기가 있다 버섯을 싫어하는 언니와 나는 동생에게 버섯을 오징어라 속이고 먹였다 동생은 맛있다며 신나게 먹었다 동생이 어린이집 다닐 때였나? 언니랑 나는 라면을 먹을 때마다 동생에게 버섯 건더기를 몰아주었다. 버섯 건더기는 쫄깃쫄깃해서 오징어와 식감이 비슷하다. 덕분에 동생은 깜박 속아넘어갔다. 누나들이 하는 말이면 뭐든 믿는 순진한 녀석이었다. 먹는 걸로 동생을 놀린 또 다른 이야기 - 소가 넘어간다 시 - 소가 넘어간다 소가 넘어간다 -통로- 언니는 나보다 세 살이 많고 동생은 나보다 여섯 살이 어린데도 우리는 음식을 똑같이 나누어 먹었다 만두를 먹다가 언니와 나는 꾀를 내었다 도영아 저기 좀 봐 소가 넘어가네! 부엌 작은.. domi7.tistory..
2019.10.15 -
시 - 소가 넘어간다
소가 넘어간다 -통로- 언니는 나보다 세 살이 많고 동생은 나보다 여섯 살이 어린데도 우리는 음식을 똑같이 나누어 먹었다 만두를 먹다가 언니와 나는 꾀를 내었다 도영아 저기 좀 봐 소가 넘어가네! 부엌 작은 창문에 소가 넘어간다고 하자 동생은 그곳을 쳐다보았다 언니와 나는 잽싸게 동생 만두를 집어 먹었다 동생 놀리기가 어찌나 재미있던지! 말하는 대로 믿는 귀여운 녀석이었다. 매번 속아 넘어가면서도 소가 넘어간다고 하면 또 그곳을 보던 동생. 아파트 8층 창문으로 소가 넘어간다는 걸 믿는 동생도, 그 장난을 계속하는 언니와 나도 참 어렸다. 시 - 신라면의 오징어 신라면의 오징어 -통로- 신라면에는 커다란 버섯 건더기가 있다 버섯을 싫어하는 언니와 나는 동생에게 버섯을 오징어라 속이고 먹였다 동생은 맛있다..
2019.10.09 -
5살 조카가 장기 두는 눈빛
2019년 1월 12일 출처: 아빠 (가족 카톡) 아빠 문자의 특징: 짧고 띄어쓰기 없음. 그래도 엄청난 발전. 예전엔 가족 그룹에 아빠 대답만 없었음 ㅋㅋㅋ 지금은 대답도 하시고 사진도 올리는 엄청난 발전!
2019.10.04 -
듣는 블로그 :: 수요일 아침 요가 - 2019년 5월 8일 어버이날
2019년 5월 8일 어버이날 베를린 부모님께 감사한 날이다. 이렇게 세상에 태어나 파란 하늘과 연둣빛 봄나무 새싹을 보며 요가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태어나서 기쁘고 살아있어 감사하다. 35년 전 엄마 아빠가 만나 가정을 이루고 나를 잘 키워주셔서 감사하다. 엄마 흉보는 글을 써서 죄송한 마음이 들지만,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는 이해해주실 거라 믿는다. 어릴 때 많이 혼나고 대들던 작은 딸이지만 어버이날에 선물 챙기고 낯간지러운 애교로 감사 인사를 하는 것도 작은 딸이니 우리 엄마 아빠는 필시 행복하실 것이다. 어버이날이 다가온다... 이건 시간싸움이다! 2019년 5월 5일 일요일 어린이날 오후 베를린 어제저녁 대화의 희열 '조수미'편을 보았다. 전화번호 하나 달랑 들고 이탈리아에 도착했다..
2019.05.08 -
어버이날이 다가온다... 이건 시간싸움이다!
2019년 5월 5일 일요일 어린이날 오후 베를린 어제저녁 대화의 희열 '조수미'편을 보았다. 전화번호 하나 달랑 들고 이탈리아에 도착했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의 독일 첫 날을 떠올렸다. 나도 전화번호 하나 들고 독일에 도착했었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경유하는 비행기가 연착되었을 때 공중전화로 가서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조금 늦게 도착할 것 같다고. 엄마를 미워하고 원망했다는 조수미.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엄마를 사랑하는 그녀를 보며 우리 엄마가 떠올랐다. 나도 엄한 엄마를 미워했던 적이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엄마한테 크게 혼난 날, 해법수학 답안지 첫 장에 깨알 같은 글씨로 분한 마음을 써 내려갔다. 엄마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그 어떤 사람이라도 상관없으니 다른 사람이 나의 엄마가 되어주..
2019.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