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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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아침 요가 - 요가를 하는 이유
2018년 3월 29일 금요일 베를린 베를린에 온 것은 도전이자 선물이었다. 지금까지 독일에서 독일어를 배우고 학부 공부를 해낸 것의 보상이었다. 항상 학업에 허덕였지만, 나름대로 나만의 공부방법을 찾았고 느리지만 착실하게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가고 있었다. 학부가 거의 끝나가고 석사를 지원할 자격이 되었을 때, 여러 학교에 지원을 했다. 전공 분야를 맞춰서, 인턴이나 조교를 생각해서, 학술적으로 내게 기회가 많은 곳을 찾아보며. 15개가 넘는 학교 지원시기를 체크하고 지원조건을 확인했다. 그중에 가고 싶은 학교를 골라 지원했다. 딱 1년 전의 일이다. 정말로 가고 싶었던 몇몇 학교에서 합격증을 받았을 때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그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공부했던 것이 사실은 정말 큰 일이었구나...
2019.03.29 -
특기는 길 잃어버리기
취미는 사랑이라 밝혔고 이제 내 특기를 소개하자면! 길 잃어버리기다. 한 번 가 본 길은 잘 기억한다. 문제는 초행길. 매번 헤매는 내가 어이없어서 웃음이 나올 때도 있다. 이제는 이것도 익숙하다. 2019년 2월의 첫 째날3년 만에 만나는 친구와 저녁식사 하기로 한 날 길을 잃었다. 거대한 도시에서 또 길을 잃었다. 구글맵에는 4분 걸린다고 나와있지만 벌써 30분이 넘게 헤매고 있다. 핸드폰 배터리는 없고 약속 시간은 이미 늦었고... 나 자신에게, 그리고 구글 맵에게 화가 났다. 사실 구글맵은 잘못이 없다. 구글맵이 없었다면 나는 제대로 된 방향으로 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구글맵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에게 화가 난 것이다. 이 익숙함. 길 잃어버리는 거 한 두 번도 아니고. 아빠는 평생 지도와 일하시고..
2019.02.07 -
베를린 WG - 밤 11시 룸메이트와 커피 마시기
지난주 룸메이트 A가 한국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돌아왔다. 오늘 밤에 Wilkommen in Berlin 환영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밤 10시가 되니 하나 둘 부엌으로 모인다. 원래 밖에 나가서 먹으려고 했지만 날씨가 너무 추워서 집에 있기로 했다. 하지만 집엔 먹을 것도 없고 술도 없었다. 그럼 우리 커피 마실래요? 룸메이트 A와 B가 좋단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 내가 나에게 선물한 모카포트로 커피를 만들었다. 룸메이트 A에게 한국이 어땠는지 물었다. 정말 좋았단다. 미세먼지가 심해서 좀 놀랐지만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고. 요즘 어떻게 지냈는지, 지난주 오페라는 어땠는지, 합창단 연습은 어땠는지, 썸 타는 사람과 어떻게 진행되는지, 운동하며 만난 사람은 어떤지 등 근황 이야기가 쏟아진다...
2019.01.23 -
주 독일 교황청 대사관 - 베를린에 있는 바티칸 교황청 대사관 방문기
이번 주 화요일 밤 이메일 하나를 읽었다. 가톨릭 동아리 뉴스레터였는데 다음날 Apostolische Nuntiatur에 방문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Apostolische Nuntiatur? 이게 뭐지? 처음 보는 단어라 구글 검색을 해보니 바티칸 교황청 대사관이란다. 교황청도 대사관이 있단 말이야? 네이버에 찾아보니 서울에도 교황청 대사관이 있단다. 베를린에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 어디든 적극적으로 나가서 사람을 만나야겠다 생각하던 참이었다. 마침 수요일 저녁에 약속도 없고 교황청 대사관은 어떤 곳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담당자에게 참가하고 싶다는 이메일을 쓰고 아빠께 전화를 했다. 혹시나 교황청 대사관에서 나에게 언제부터 성당에 가게 되었는지 물어볼까 봐(독일에서는 한국 사람인 내가 성당에 다닌다고 ..
2019.01.15 -
맛집 추천은 아니고 그냥 후기 - 베를린 스시집 Sushi Paris
평범하지 않은 동네 초밥집 소개. 성당 앞에 있는 곳인데 가격이 괜찮아 사먹어봤다. 사진에 보이는 게 12유로다. 독일에서 이정도면 꽤 괜찮은 가격! 연어회까지 있다. 가격에 놀라고 비주얼에 또 한 번 놀라서 사진 찍어두었는데... 먹어보니 맛이 별로 안 난다. 맛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풍미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할까? 연어회를 먹었는데 연어 맛이 거의 나지 않는 신기한 경험! 다른 초밥도 비슷하다. 분명 생선이 있는데 생선 맛이 별로 안 난다. 가격이 괜찮아서인지 동네에서 인기가 많은 곳. 구글평도 4.2로 나쁘지 않다. 지금까지 두 번 가봤는데 항상 주문이 밀려있었다. Lieferando, Lieferheld(배달의 민족 같은 플랫폼)로 주문할 수 있고 직접 전화로 주문하면 10% 할인해준다. 가게 안..
2019.01.03 -
베를린에 친구가 생긴 느낌이랄까?
인생을 살다보면 혼자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 잘 살던 곳을 떠나온 경우에는 더더욱. 괴팅엔 가족, 좋은 친구들, 세심하게 챙겨주는 글쓰기 센터, 따뜻한 학교, 정말 좋았던 기숙사,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학생조교 등 아늑한 괴팅엔을 떠나 베를린에 왔다. 오늘 베를린에서 첫 친구가 생겼다. 그동안 수업을 들으며 인사만 하던 친구였는데 한 달 전 시험등록하는 것을 이야기하며 급속도로 친해졌다. 괴팅엔과 완전히 다른 시험등록 절차에 우왕좌왕하는 내게 친구 B가 시험 등록하는 법을 자세히 알려주더라. 지지난주에는 함께 크리스마스 마켓에 갔다. 오늘은 커피 마시러 만났다. 다다음주에 프레젠테이션을 한다고 하니 도움이 필요하면 이야기하란다. 다음주 금요일에 프레젠테이션 스크립트 독일어를 봐주기로 했다. 헤어지..
2018.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