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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새벽 - 2022년 8월의 마지막 날, 내가 찾는 것은 이미 내 안에 있구나
2022년 8월의 마지막 날 베를린 새벽 5시 새벽에 일어났다 오랜만에 새벽 5시에 눈이 떠졌다. 정확히는 4시 50분이다. 화장실에 가려고 잠깐 일어난 게 아니라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일어났다. 위아래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한 후 화장실에 다녀왔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달빛이 흰 벽에 남긴 수묵화를 보며 명상을 시작했다. 코로 숨을 천천히 들이마신 후 천천히 입으로 내뱉었다. 요가를 하며 찌뿌둥한 어깨를 폈다. 하루만 지나면 9월이다. 가을이 왔다. 지난주 30도까지 올라갔던 기온은 이제 20도로 내려왔다. 차가운 새벽 공기가 가을이 왔음을 알려준다. 8월의 마지막 날이니 8월을 복기해보기로 한다. 8월: 쉼과 하루 루틴 8월 목표는 쉼과 하루 루틴 만들기였다. 1년 넘게 해오던 아침 루틴 모임을 8월 ..
2022.08.31 -
글쓰기 모임 - 두 번째 글 마감
2022년 8월 28일 일요일 밤 11시 베를린 일요일 밤 11시, 두 번째 글을 마감했다. 나는 지난주부터 글쓰기 모임에 참여한다. 8주 동안 8편의 글을 쓴다. 이번 주 글 주제는 '매개체와 글'이었다. 나는 가수 이소라의 에 대해 썼다. 2011년 노래를 처음 들었다. 10년이 지나 2021년(작년) 노래를 다시 듣게 되었다. 그때 느꼈던 감정을 글로 옮겨 보았다. 작년에 노래를 다시 듣고 그 이후로도 졸종 들었으니 일 년 동안 숙성된 글이었다. 어떤 글은 그 순간 써야하는 글이 있다. 그 순간 쓰고 싶은 글이 있다. 어떤 글은 숙성된 후 나온다. 생각이 모이고 모여 글이 된다. 오늘 쓴 글은 후자 쪽이었다. 글쓰기 전 주제를 고르는 시간이 있었다. 메모를 옮겨와 본다. - Essie Jain: 아..
2022.08.29 -
볼 수 있다는 것 - 헬렌 켈러, 사흘만 볼 수 있다면
2022년 8월 21일 일요일 저녁 베를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성년기 초반에 며칠 정도 눈이 멀거나 귀가 머는 경험을 하는 것은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둠은 시각의 소중함을, 정적은 소리를 듣는 즐거움을 일깨워줄 것입니다." (헬렌 켈러 -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전자책 480/521, 옮긴이:박에스더) 새벽에 일어나 깜깜한 방과 복도를 지나 화장실에 갈 때 나는 헬렌 켈러가 제안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몇 초 정도 눈이 멀었다고 말이다. 3년 전 전자도서관에서 헬렌 켈러의 '사흘만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수필을 발견했다. 글에서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번역도 아름다웠다. 나는 책을 낭독했고 지금도 종종 녹음해 둔 낭독을 듣는다. 아침에 일어나기 귀찮을 때, 무엇인가 해야 하는데 괜히 하기 ..
2022.08.25 -
무더운 여름밤
2022.08.17 목요일 베를린 무더운 여름밤이다. 한국은 폭우, 유럽은 가뭄으로 피해가 큰 요즘이다. 독일은 아주 덥다. 어젯밤에는 너무 더워서 나는 자다가 몇 번이나 깼다. 현재 시각은 밤 10시 45분. 화장실에 가면서 보니 옆방 후안도 아직 깨어있다. 방문을 열어두고 책상에 앉아있는 후안. 어제 후안과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부엌에서 점심을 만들며 후안이 물었다. 후안: 오늘 컨디션 어때? 나: 좋지! 너는 어때? 후안: 나는 잠을 늦게 잤어. 너무 더워서 잠이 안 오는 거야. 새벽 4시까지 깨어있었어. 나: 4시까지? 하긴... 어제 너무 덥긴 했지. 나도 새벽 2시에 잠들었어. 어제저녁에 산책 나갔다 왔는데 너무 덥더라. 습도도 높았어. 후안: 맞아. 습도가 너무 높았어. 나: 목요일까지만 ..
2022.08.18 -
함께 사는 즐거움 - 먹을 것을 나누어 먹는 사이
2022년 6월 20일 월요일 오전 11:30 베를린 WG 부엌 날이 추워서 미역국을 끓였다. 김치 같은 게 필요해서 자우어크라우트로 볶음김치를 만들고 있었다. 누군가 들어왔다. 알렉스였다. 나는 바쁘게 요리를 하고 있었다. 나는 부엌 앞 복도 재료를 넣어두는 선반에 참기름과 설탕을 넣으러 갔다. 부엌에서 나온 알렉스가 나에게 무엇인가 내민다. 응??? 초록색 쓰레기 같아 보였다. 속으로 생각했다. ‘왜 나한테 쓰레기를 주지? (1초... 2초....) 아!!!!’ 초콜릿이었다. 초록색 포장지에 담긴 반쯤 먹고 남은 초콜릿이 꼭 초콜릿 쓰레기처럼 보였던 것이다. 나는 초콜릿 한 조각을 집어 들고 환하게 웃으며 알렉스에게 고맙다고 했다. 알렉스 마음이 예뻤다. 2초 동안 이것이 무엇인지 어리둥절한 나 자신..
2022.06.20 -
핸드폰 실종 7시간
2022년 6월 10일 금요일 오후 베를린 오늘 아침 분명히 핸드폰을 들고나갔다. 집에 들어와서 샤워할 때 핸드폰으로 음악을 들었는데... 핸드폰이 어디로 갔을까? 몇 시간은 괜찮았다. 오후 4시. 이제 핸드폰이 필요하다. 기숙사 1층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핸드폰이 어디 갔을까? 곰곰이 생각하며 화장실을 가기 위해 방문을 열었다. 앞방 알렉스 방 문이 열려있다. 알렉스 나갔나 보네 생각하는데 어두운 복도에서 자전거를 점검하고 있는 알렉스를 발견했다. 진짜로 깜짝 놀랐다. 내가 너무 놀라니 알렉스가 미안하단다. 나는 화장실에서 일을 시원하게 보고 와서 다시 방에서 핸드폰을 찾았다. 부엌에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복도로 나가며 알렉스에게 나: 혹시 내 핸드폰 봤어? 핸드폰을 집에서 잃어버렸어. 오늘 아침..
2022.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