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29. 02:42ㆍ일상 Alltag/시와 글과 영화와 책 Bücher
2018년 10월 30일 읽음. 2019년 10월 28일 월요일 베를린에서 글 작성함
와! 이 책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공감도 팍팍되고! 내가 아는 모든 둘째들에게 읽어보라고 강력하게 권했다. 하지만 아무도 안 읽은 것 같다. 주중에 조카 둘을 돌보는 부모님께도 강력 추천해드렸지만 안 읽으셨다 ㅋㅋㅋ 뭐 나만 재미있게 봤으면 됐지!
나는 우리집 둘째다. 언니와 남동생이 있다. 어릴 때 언니랑 싸우면 언니한테 대든다고 혼나고, 동생이랑 싸우면 여섯 살 어린 동생이랑 수준이 맞냐고 혼났다. 아빠는 큰아빠의 양말도 벗겨주었다고 하는데... 아니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내가 언니 양말을 벗겨주어야 하는지? 단 한 번도 벗겨주지 않았다. (물론 아빠가 진짜로 나에게 언니 양말을 벗기라 말씀하신 것은 아니다. 언니랑 하루가 멀다하고 싸우니 그러지 말라고 하신 말씀!) 오히려 엄마가 언니에게 시킨 심부름을, 언니가 나에게 미룰 때 절대로 하지 않았다. 3년 늦게 태어났을 뿐 나도 똑같은 인격체인데 왜 내가 무조건 언니 말을 들어야 하나?
그렇게 인권을 외치며 (물론 어릴 적에는 인권이라는 단어도 몰랐음) 성장하여 대학생이 되었을 때, 문득 언니에게 고맙더라. 나의 모든 기억은 언니와 함께 시작되었다. 성당을 안 간다고 떼를 쓰던 나를 달래고 달래 어린이 미사에 데려간 것도 언니고, 여행 갈 때 나란히 앉아 끝말잇기 하던 사람도 언니였다. 철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엄마도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 엄마는 상냥한 엄마는 아니었다. 엄격할 때는 굉장히 엄격했다. 쿨할 때는 아주 쿨하고. 엄마도 나를 키우며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이다. 엄마도 '나의 엄마'는 처음이었으니까.
예전에 썼던 언니에 대한 글을 읽으면, 독서카드 이해가 더 잘 된다. 보통은 포스팅을 쓰면서 독서카드를 작성한다. 하지만 '둘째는 다르다'는 책을 읽으며 혼자 신나서 줄을 긋고 메모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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