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즐거움 WG :: 나와 비슷한 걱정-홀가분함 주기를 가진 친구

2022. 2. 15. 05:52일상 Alltag/함께 사는 즐거움 WG

2022.02.14 저녁 식사 in Berliner WG

 


2022.02.14 저녁 식사 with Juan :: 내가 끓인 양배추 라면, 샐러드, 후안이 구운 피자와 치킨 너겟

 



냉장고에 쌀이 없었다. 저녁 7시가 넘은 시각이라 마트에 가서 쌀을 사 오기엔 너무 늦은 것 같았다. 짜파게티 면에 진라면 수프를 넣어 먹기로 했다. (지난번에 라볶이 하고 안 쓴 진라면 순한 맛 수프가 있었다.) 라면을 끓이는데 후안이 들어온다. 나는 후안에게 How are you? 물었다. 후안은 어제 잠을 못 잤단다. 내일 볼 독일어 시험 때문에. 나는 후안에게 말했다. 나도 요즘 시험 기간이라 스트레스가 있다고.

나와 후안은 같은 시기에 석사를 시작했다. 시험 기간도 방학 기간도 비슷해서 ‘걱정-홀가분함 주기’가 비슷하다. 시험 기간엔 걱정이 많고, 시험이 끝나거나 페이퍼를 제출하면 홀가분해한다. 비슷한 ‘걱정-홀가분함’ 주기를 가진 친구와 기숙사에 살아서 다행이다.

한 사람이 나의 모든 걱정을 이해해줄 수는 없다. 아무리 나와 친한 사람이라도 현재 처해있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친한 독일 친구가 나의 비자 걱정을 이해해줄 수 없고, 직장에 다니는 친구가 나의 시험 스트레스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물론 그들은 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마음을 가진 따뜻한 사람이지만, 현재 자신의 상황에 따라 공감과 이해의 폭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오늘 나는 후안과 대화하며 시험 스트레스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오히려 공부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왜냐하면 후안이 나에게 “왜 음악을 하다가 사회학으로 전공을 바꾸었어?” 물어보았기 때문이다. 후안의 질문에 대답하다 보니 나는 내가 왜 사회학을 공부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던 학부 시절보다 석사를 하는 지금 훨씬 수월하게 공부한다는 것도 알아차렸다. 얼마나 감사한가, 공부할 수 있어서. 오늘 하루 잘 마무리하고 내일 시험공부 즐겁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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