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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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엄마
2021년 3월 14일 일요일 아침 베를린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 2년 전 이맘때 버스에서 사고가 났다. 당시 내 삶은 바쁘게 흘러가야 했다. 기한 내에 학사 논문을 제출해야 석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꼬리뼈와 허리를 다쳤지만 큰 사고는 아니었다. 꼬리뼈는 부러지지 않았다. 타박상일 뿐이었다. 허리가 아파서 움직이지 못한 날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조금씩 괜찮아졌다. 하지만 나는 학업을 계획대로 진행할 수 없었다. 책상에 10분만 앉아있어도 꼬리뼈와 허리가 아팠다. 앉아서 공부해야 하는 학생인 나는 앉아있을 수 없자 실망했다. 앉아서 30분, 서서 30분 자세를 바꿔가며 공부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몸이 빨리 피곤해졌다. 시간이 생겼다.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마음은 해야할 일로 바빴지만 몸이..
2021.03.14 -
나의 엄마
2020년 11월 28일 토요일 저녁 엄마는 새벽마다 사진기를 들고 출사를 나가신다. 아빠는 어두운 새벽 혼자 나가는 엄마가 걱정되어 매니저 역할(기사+짐꾼)을 하기로 하셨다. 엄마가 사진 찍는 동안 조금 심심하다는 아빠께 나는 부탁을 드렸다. 엄마가 사진 찍는 모습이 궁금하니 사진을 찍어달라고 말이다. 아빠가 보내주신 사진을 올려본다. 엄마는 참으로 열정적이다. 하나를 시작하면 끝을 본다.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일했던 엄마는 우리를 키우면서 전업 주부가 되셨다. 엄마로서의 역할도 열정적으로 하셨다. 청소년기 때 나는 엄마의 열정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그 모습이 엄마였다. 엄마는 우리를 다 키우고 난 지금도 열정적으로 사신다. 뒤늦게 시작한 사진을 취미로 하는가 싶었더니 이제는 학교도 다니신다. 뉴스에서..
2020.11.29 -
독서 일기 - 이해인 <엄마>
2020.09.22 화요일 오후 베를린 P Zugang 통로 · 이해인 독서 카드 진정 한 인간의 삶에 어머니라는 존재가 갖는 비중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어머니의 사랑을 받은 것과 못 받은 것의 차이가 크듯이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의 세상과 안 계실 때의 세상은 어떻게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11쪽) 우리 작은 수녀님 참으로 감사해요. 세밀하고 찬찬한 효심을 담아 길고 한이 없는 숱한 얘기로 꽃을 피우고 축사를 마련해 분이 넘치도록 가슴을 메워 주니, 이제 나는 곧 죽는다 해도 아무런 미련 하나 없이 훨훨 날아갈 것만 같군요. (편지 하나, 해인 수녀가 유학 중에 받은 엄마의 편지: 그리운 작은 수녀님께 14-15쪽) [...] 어쩌다 작은 수녀의 글이 신문이나 잡지에 실리면 버스 타고 구청에까지 가서 ..
2020.09.22 -
일요일 - 마법의 가루
2019년 2월 26일 화요일 독일 베를린 Berlin 일요일 아침 한인 성당에 다녀왔다. 한국어로 진행되는 미사는 1년 만이다. 재작년 크리스마스 방학 때 한국 가서 부모님과 성탄 미사를 다녀온 후 처음이다. 한국어로 미사를 드리니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 특히 엄마 생각. 며칠 전 좋은 소식을 전하며 엄마와 통화를 하다가 마지막에 작은 의견 충돌이 생겼다. 엄마를 엄마로 생각하지 않고 한 사람으로 이해하려 노력했지만 잘 안 됐다. 다음날 다시 엄마랑 통화하며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엄마도 내 마음을 이해해주었다. 엄마에게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미안해"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통화를 끝내고 문자를 보냈다. 엄마가 내 엄마여서 행복하다고. '하느님께 감사하다'는 마법의 가루를 뿌렸다. 엄마도..
2019.02.27 -
엄마 생각
종종 찾아가는 블로그 이웃님의 글을 읽다 엄마 생각이 났다. cpechkis님 블로그 - 엄마와 딸 엄마와 같은 운동화를 사고 싶다고 5불을 내 놓는 유치원생 딸 이야기를 읽으며 미소가 지어졌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도 어렸을 때 엄마가 참 좋았다. (물론 지금도!) 엄마랑 있으면 엄마가 제일 좋고 아빠랑 있으면 아빠가 가장 좋았다.다른 사람이 '엄마가 좋니, 아빠가 좋니?'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유치원 다닐 때였나? 어느 날 엄마 얼굴을 보는데 엄마가 정말 예뻤다. 고슴도치 엄마가 아니라 고슴도치 딸이었나보다. 어쩜 이렇게 예쁠까 감탄했다. 우리 엄마는 너무너무 예쁘다고 생각했다. 블로그 cpechkis에 나오는 딸 랄라처럼. 스페인 순례자길 패셔니스타 엄마. 딸보다 더 멋지게 입고 오셨음 ㅎ..
2018.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