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행복 - 독일 사람의 은근한 따뜻함

2019. 10. 15. 23:35일상 Alltag/작은 행복 kleines Glück

2019년 10월 15일 화요일 베를린

 

독일 사람은 무뚝뚝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나도 무뚝뚝한 독일 사람을 만나보았다. 하지만 독일 사람 특유의 따뜻함과 친절함도 있다. '특유'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차가운 것 같으면서도 따뜻한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독일 사람의 따뜻함을 느끼고 감동했던 순간이 많았다. 그중 하나를 소개해본다.

 

 

독일에 온 첫 해 뒤셀도르프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학원에 가려고 트램 정류장으로 향하는데 벌써 트램이 도착해 있더라. 빛의 속도로 뛰었다. 그때 한 여성이 트램 문에 다리를 올리고 나를 향해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저 사람 뭐 하는 거지?' 생각하며 올라탔다. 알고 보니 그녀는 나를 위해 트램이 떠나지 않도록 발을 올려두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내가 한국에서 버스 기사 아저씨께 "저희 엄마가 뛰어오고 계시는데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다급히 말했던 것처럼.

 

 

 

 

 

 

이런 은근한 친절을 만날 때면 기분이 좋아진다. 독일 여성에게 고마워 그날 밤 그림 일기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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