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날 먹는 고소하고 맛있는 미역국

2022. 11. 17. 21:40일상 Alltag/간단 요리 Kochen

2022.11.17 목요일 점심 식사 후, 베를린




와! 요리를 자꾸 하다보니 느나 보다. 오늘 미역국 굉장히 맛있었다. 간도 딱 맞았고 미역과 국물의 비율도 적절했다. 예전에 만들었을 때 미역국이 싱거웠다. 다음번에 만들었을 때는 국물이 너무 적었다. 경험이 쌓이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미역국을 만들게 되었다.

먹는 것은 큰 기쁨이다. 엄마와 아빠께 물려받은 기쁨이다. 우리 엄마는 음식을 맛있게 드시고 요리도 잘한다. 우리 아빠는 다양한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며 맛있게 드시고 요리는 못 하신다. 요리 못하는 아빠는 요리 잘하는 엄마를 만나 40년 가까이 먹는 즐거움을 누리신다. 외할머니가 살아 계셨을 때 아빠는 외할머니가 보내주시는 여러 종류 김치와 해산물을 맛있게 드셨다. 아빠가 음식을 맛있게 드시니 엄마는 신이 나서 즐겁게 음식을 만드셨다. 덕분에 언니와 나, 남동생은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먹으며 튼튼하게 자랐다.

부모님은 점심 때 진수성찬을 차려 드신다. 작년 여름 내가 한국에 있을 때 부모님과 먹었던 점심. 오른쪽 가장 위는 돼지고기 불고기, 가장 왼쪽은 죽순고등어김치찌개다. 가운데는 멸치가 들어간 가지 나물. 중앙 접시에는 (시계방향으로) 죽순오징어무침, 두부를 넣은 된장, 깻잎, 무청나물. 아래 왼쪽은 텃밭 채소, 오른쪽은 잡곡밥, 가운데는 양파.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타지에서 살았다. 엄마께 제대로 요리를 배울 기회가 없었다. 대학에 가서 책을 보고 요리를 배웠다. 독일에 와서도 인터넷을 찾아보며 만들었다. 가끔 엄마께 레시피를 물어본 적도 있었지만 대부분 내가 찾아서 만들었다. 이렇게 혼자 요리를 배웠는데도 엄마 영향이 있는 것 같다. 일단 나는 어릴 적부터 다양한 음식을 먹었다.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건강한 음식을. 그 맛을 내 몸이 기억하는 것 같다. 이런 음식에는 이 조합을 해볼까?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있다.


오늘 미역국 레시피:

  1. 미역을 불린다.
  2. 냄비에 참기름을 넣고 미역을 볶는다.
  3. 어제 만들어 둔 가을 무를 넣은 미소국을 냄비에 붓는다. (미소를 무지 조금 넣어서 미소 맛이 거의 안 난다.)
  4. 물을 더 넣고 소금과 간장으로 간을 해준다.

이렇게 간단하면서 맛이 좋다! 깊은 국물 맛은 가을 무 덕분이고, 고소하게 씹히는 미역 맛은 참기름 덕분이다.





자우어크라우트 신김치 볶음은 조금 실패했다. 평소에는 자우어크라우트를 물에 씻는다. 있는 그대로 먹으면 신맛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간단하게 만들어보려고 씻는 과정을 생략하니 너무 셨다. 꿀이랑 참기름을 한 번 더 넣었는데도. 수정한 레시피를 올려보겠다. 매운 음식을 못 먹는 내 입맛에 맞게 삼삼하게 만들었다.

초간단 자우어크라우트 신김치 볶음 (주의: 매운 맛이 거의 없음)

  1. 자우어크라우트 500g을 채에 담아 물에 씻는다.
  2. 물기를 짠 자우어크라우트에 파프리카 가루를 한 스푼 넣어 섞어준다.
  3. 냄비(프라이팬)에 자우어크라우트를 볶아주고 마지막에 참기름과 꿀을 넣는다.

매운 것을 못 먹어서 고춧가루 대신 파프리카 가루를 애용한다. 매운맛이 거의 없는 자우어크라우트 신김치 볶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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