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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 아무것도 안 하는 날, 함께 성장하는 사람들
2022년 10월 9일 목요일 베를린 일요일에 포럼이 끝나고 월, 화, 수 연속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업과 일정이 있었다. 오늘은 꼭 쉬기로 했다. 목요일은 쉬는 날로! :) 아침에 느지막이 일어나 감을 깎아서 먹었다. 점심으로는 어제 사온 초밥 롤과 P 선생님께 선물 받은 김치를 먹었다. 아주 맛있게 먹었다. 오후에는 유튜브에서 ‘강형욱의 캐스트 쇼’를 보고 있다. 가수 크러쉬와 함께 사는 강아지 두부와 로즈가 나온다. 창밖을 바라보니 파란 하늘에 구름이 떠다닌다. 행복한 순간이다. ——- 맛있는 김치를 선물해주신 P 선생님 이야기 어제는 베를린 한국독립영화제에 다녀왔다. 지난달 베를린을 걸으며 바빌론(Babylon)이라는 멋진 영화관을 발견했다. 꼭 영화를 보러 오기로 생각하고는 잊고 있었다. 지난..
2022.11.11 -
느린 사람 - 나답게 살기
2022년 10월 19일 저녁 베를린 나는 느리다. 무엇을 결정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새로운 것을 익히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느리다고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오래 고심하여 내린 결정은 후회가 적다. 느리게 배우지만 시간과 정성을 들인 덕분에 진짜 내 것이 된다. 빠른 성장이 미덕인 사회에서 나는 내 느린 속도를 부끄럽게 생각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느려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이게 나니까. 있는 그대로의 나도 참 괜찮으니까. 느리게 가면 좋은 점이 많다. 쉬엄쉬엄 가다 보면 꾸준히 갈 수 있다. 하늘을 보고 꽃을 보고 귀여운 아기 참새도 보며 걸으니 웃을 일이 많다. 결정을 내릴 때 충분히 생각하니 내가 무엇을 원하고 좋아하는지 알게 된다. 내가 느리다고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내 사정을 설..
2022.10.20 -
살아 숨쉬는 SOEP (das Sozio-oekonomische Panel)
2022년 10월 18일 저녁 베를린 신나는 이야기를 하나 하고 자야겠다. 나는 사회학 석사 과정에 있다. 겨울학기가 시작되었다. 오늘은 개강 둘째 날이고 SOEP 수업이 있었다. SOEP은 독일의 패널 조사이다.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사회 구성원에게 하는 설문조사다. 설문지, 전화 인터뷰, 이메일, 사이트에서 설문에 답할 수 있다. 같은 사람이 답한다. 예를 들어 내가 패널 설문조사에 답한다면, 2000년, 2001년, 2002년, 2003년, 2004 … 2022년 동안 계속 답하는 것이다. SOEP은 독일어로 das Sozio-oekonomische Panel, 영어로 the German Socio-Economic Panel이라 한다. 독일어 설명: Das Sozio-oekonomische Pane..
2022.10.19 -
[내향인으로 일하는 법] 독서카드 :: 나는 혼자일 때 더 잘한다 (1)
2022.10.15 새벽4-5시 베를린 요즘 산책하며 앞으로 할 일에 대해 생각한다. 밥벌이에 대해 말이다. 나는 느리게 성장하고 싶다. 꾸준하게. 나는 외향적이지만 내향적인 면도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독립적인 면도 있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일할 때 편안하고 행복한지 생각해본다. 지금 당장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부터 방향을 잡고 가다 보면 언젠가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나에게 맞는 환경에서 하고 있지 않을까? 반가운 책을 발견해 기록한다. 내향적인 사람이 일하는 법에 대한 책이다. 처음으로 보는 주제였다. 내게 꼭 필요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독서카드 :: 나는 혼자일 때 더 잘한다 모라 애런스-밀리 나는 지난 10년 동안 집에 있기를 ..
2022.10.15 -
동생이 나보고 가식적이라고 했다
2022년 10월 5일 목요일 저녁 베를린 동생과 나는 오랫동안 떨어져 살았다. 동생이 초등학교 3학년 때 나는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며 타지로 떠났다. 그 이후로 계속 떨어져 살았다. 나는 동생이랑 살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동생은 나랑 산 기억이 거의 없단다. 너무 어려서 생각이 잘 안 난다고 했다. 우리는 10년을 따로 살았다. 동생은 군대 가기 전 독일에 사는 우리집에 놀러왔다. 3주 동안 동생과 나는 둘이서 유럽 여행을 했다. 여행하며 서로를 새롭게 알아갔다. 여행 마지막에 싸웠다. 10년 동안 따로 살다보니 우리는 서로를 몰라도 너무 몰랐다. 군대에 다녀와서 동생은 독일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우리는 자주 만나고 대화하다 보니 친해졌다. 동생이 말했다. 동생: 나는 처음에 누나가 너무 가식적..
2022.10.06 -
길 위에서 듣는 노래 - 베란다 프로젝트 Hiking (산행)
2022년 9월 21일 수요일밤 베를린 음악과 함께 들어보세요 베를린 날씨가 쌀쌀해졌다. 가을이 지나가 버리고 겨울이 온 것 같다. 특히 어제저녁 산책길이 꽤 추웠다. 나는 산책을 좋아한다. 일 년 내내 산책할 때마다 듣는 곡을 소개해본다. 여름에 들어도 좋고 겨울에 들어도 좋다. 독일에서 들어도 좋고 한국에서 들어도 좋다. 베란다 프로젝트의 Hiking(산행)이라는 곡이다. 이 노래는 작년에 썸을 타던 P가 소개해주었다. 가요를 잘 알던 그는 나에게 여러 노래를 소개해주었다. 내가 김동률 음악을 좋아한다니까 그는 ‚베란다 프로젝트’ 앨범을 알려주었다. 앨범 속 모든 곡이 좋았다. 매일 아침 부산의 작은 집을 청소하며 노래를 들었다. 작년에 7개월 동안 한국에 있었다. 3년 만의 한국행이었다. 학사 논문..
2022.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