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학 - 독일어 논문 수월하게 읽는 법

2018. 10. 27. 20:09독일 대학과 새로운 학문 Uni/외국인 학생 생존기 Studieren


괴팅엔 선후배들과 하는 팀블로그 "지루한 천국 괴팅엔"에 올린 글이다. 좋은 정보가 될 듯하여 개인 블로그에도 올린다. 검색유입어에 독일 사회학, 독일 사회학 석사, 학사논문, 독일어 논문 등 전공 관련 내용이 많았기 때문에.


안녕하세요, Zugang(괴팅엔 블로그에서 쓰는 필명. 통로가 독일어로 Zugang이다) 입니다.


오늘은 독일어 논문 수월하게 읽는 법에 대해 써볼게요. 

독일어 뿐 아니라 영어, 스페인어 등 외국어 논문에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저는 학부에서는 사회학과 음악학을, 석사는 사회학을 공부하고 있어요. 사회학과는 텍스트 많이 읽기로 유명하죠. 독일어 어버버하던 학부 1학년 1학기부터 마르크스, 베버, 좀바르트, 뒤르켐 등 사회학 텍스트를 매주 읽었어요. 정말 원 없이 읽은 것 같아요. 


읽었다고 다 이해하는 건 아니라는 거 아시죠? 매주 텍스트 읽고 토론하는 수업에서는 한 마디도 못 하고 ㅜ_ㅜ 괜히 한 마디 했다가 논리, 문장 구조 파괴된 유아 독일어가 입에서 나오는 경험... 머릿속에는 분명 완벽한 문장과 논리가 있었는데 입을 거쳐 나오니까 말도 안 되는 말이 되더라고요. 유치원생도 말은 그렇게 안 할 텐데. 엄청 창피했어요.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 


영어 못해도 논문 잘 읽는 법은 엄태웅씨께서 잘 설명해주셨어요. http://gradschoolstory.net/terry/readingpapers/

엄태웅씨 글 보고 도움 많이 받았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외국어 논문을 조금 더 수월하게 읽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발견한, 사소하지만 은근히 도움이 되는 방법입니다.











텍스트에 여백이 많은 것을 볼 수 있어요. 여백에는 제 생각도 적고 중요한 내용도 표시할 수 있죠. 

형광펜 색이 참 예쁘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파스텔 초록, 파스텔 분홍색이에요.









같은 책 다른 페이지에요. 두 사진의 차이점이 보이시나요? 눈썰미가 좋은 분은 발견하셨을 거예요. 

네, 오른쪽 페이지 여백이 줄어들었어요. 텍스트를 원래 크기보다 확대해서 뽑았거든요.
















이 정도 확대해서 뭐가 다르냐 할 수 있겠지만, 글씨가 조금 커지면 글이 더 잘 읽혀요. 

메모할 공간도 중요하지만, 논문을 이해할 수 있어야 여백에 쓸 메모가 생기는 거 아니겠어요?














최대한 크게 뽑아요. 한국어 텍스트는 글씨가 좀 작아도 다 이해 가는데, 외국어 텍스트는 글씨가 작으면 독해 능력이 떨어지더라고요. 사진의 논문은 영어 논문입니다.












A4 용지에 논문 글이 넘쳐날 정도면 적당하답니다 ㅎㅎ














자 그럼 프린트하는 방법 설명 들어갑니다. 

중앙에 110% 보이시죠? 텍스트에 따라 120%, 125% 확대도 가능해요. 

오른쪽 미리보기를 보면서 보라색 테두리가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만 확대하면 됩니다.


알맞게 확대한 다음 프린트해서 읽으면 훨씬 눈이 편해요. 처음엔 독일 친구들처럼 종이와 복사비를 아끼기 위해 한 페이지에 두 장이 나오게 프린트했거든요 (네 장을 한 페이지에 프린트하는 애들도 있음). 가뜩이나 내용도 어려운데 글씨까지 작으니 눈은 눈대로 아프고 이해가 안 되니 머리까지 아프더라고요. 어느 날 우연히 크게 프린트를 해보았는데 잘 읽히는 거에요. 물론 모든 프린트를 그렇게 할 수 없죠. 프린트비가 너무 많이 드니까요. 논문에 꼭 필요한 텍스트만 프린트해요.












꼭 프린트할 필요가 없는 텍스트 읽는 법도 알려드릴게요. 보통 PDF 파일로 읽게 되죠? 

PDF 파일로 읽을 때도 확대해서 읽어요. 글씨가 크면 왠지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 않아요.












화면에서 글씨가 튀어나올 만큼 확대하면 됩니다. 하하하!












석사 전공 수업 텍스트도 이렇게 크게 해서 보고 있어요. 프린트하면 좋은데 아직 베를린 어디서 어떻게 프린트하는지 몰라서 PDF 파일로 읽고 있어요 :) 이번주 수요일 저녁에 찍은 사진이에요. 다음날 수업이라 침대(오른쪽 아래 이불 보이죠?)에서 급하게 읽고 있는 모습입니다 ㅎㅎ 여러분 텍스트 미리 읽어두세요! 집중이 젤 잘 되는 시간이 수업 전날이나 수업 시작 몇 시간 전이라는 게 함정... 발등에 불 떨어졌을 때 집중력이 최고니까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혼잣말: 독일어 논문 수월하게 읽는 방법이 '확대해서 프린트 하거나 PDF파일 확대해서 보기'라니. 허무개그 같지만 진짜 도움이 된다. 

독일 대학 처음 들어와서 매일 텍스트와 씨름했을 때 이 방법을 알았다면 조금이나마 수월하지 않았을까?

석사 전공 수업에서도 텍스트를 어마어마하게 읽는다. 사회학 공부는 텍스트 읽기와의 싸움인 듯. 오늘도 나는 텍스트를 읽는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발견한 꿀팁(확대해서 읽기)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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